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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테.우산 등 중기 고유업종 해제추진

중소기업청이 내년 하반기부터 현재 88개의 중소기업 고유업종을 39개로 55% 이상 해제키로 12일 입법예고 함에 따라 안경테, 우산.양산, 골판지 등 지역 주요 중기 업체들이 뿌리채 흔들릴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정부가 정한 '중소기업 고유업종 해제 업종' 선정 기준이 애매모호한데다 공청회 등을 통한 의견 수렴 절차조차 제대로 거치지 않고 확정해버려 관련 기업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정부는 수입품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25%를 넘거나 대기업의 사업 참여를 제한함으로써 품질이나 기술수준이 뒤떨어진 업종, 노동집약적인 저부가가치 산업으로 대기업이 진출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을 일단 해제 업종으로 선정했다. 정부 발표를 접한 지역 관련조합 및 업계는 "장기적으로는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구분이 없어져야 하겠지만 현재로서는 대기업의 진출에 중소기업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다"며 중기협 차원의 대책 마련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한국광학공업협동조합 육동창이사장은 "안경테 산업은 대표적인 노동집약적 사업으로 대기업에 적절한 업종이 아니다"라고 전제하고 "제품 국산화를 적극 추진해온 업체들이 대기업 하청업체로 전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우산.양산 제조업계도 중기고유업종 해제에 우려를 표하기는 마찬가지. 한국양산공업협동조합 김동균이사장은 "중소기업중 피복의류.식품 등 단체수의계약에 의한 정부 우선구매업종은 그나마 타격이 적은 편이지만 우산.양산은 마지막 보루인 고유업종에서 제외되면 업계가 완전히 황폐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한 국수제조업체는 "국수제조업의 경우 정부가 해제 업종 기준으로 정한 어떤 사안에도 해당되지 않는다"며 "왜 이런 애매모호한 기준을 내세워 대기업 진출을 허용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골판지 제조업계는 지금도 대기업 출신 임직원이나 오너들의 친인척들이 진출해 해당 기업 납품을 도맡아 영역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당장 해제업종으로 지정돼 버리면 설 땅이 없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崔正岩기자 jeongam@imaeil.com

金嘉瑩기자 k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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