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죽음 부른 어른들의 빗나간 애정행각

어른들의 빗나간 애정놀음이 끝내 한 가정을 파멸로 몰아넣었다. 불륜에 눈이 먼 30대의 주부는 사귀던 30대 유부남이 자신을 멀리하는데 앙심을 품고 그 아내와 아들을 살해했다. 이 여자는 범행후 17층 아파트에서 투신, '너죽고 나죽자'식의 끔찍한 자살극으로 자신의 불륜을 마무리지어 충격을 주고 있다.

▨발생=16일 오후 6시쯤 대구시 달서구 용산동 한마음아파트 이모(36)씨 집에 이씨와 내연관계인 진모(35.여.대구시 서구 내당동)씨가 찾아가 이씨의 아내 신모(33)씨와 아들(5)을 죽이고 자신도 목숨을 끊었다.

진씨는 현관 문을 열고 침입, 베란다에 숨어 있다 신씨가 아들과 딸(11)을 데리고 들어오는 것을 보고 준비한 흉기로 신씨를 따라가며 가슴, 배 등을 14차례나 무참하게 찔렀다. 이어 아들을 베란다로 끌고가 17층에서 던진 뒤 자신도 왼손 동맥을 절단하고 투신 자살했다. 이 과정에서 신씨의 딸은 진씨의 손길을 뿌리치고 이웃집으로 피해 다행히 화를 모면했다.

옆집에 사는 김모(41)씨는 "이날 오후 6시쯤 퇴근길에 신씨와 아들, 딸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17층에 내려 집으로 들어가는것을 보고 집에 들어가 옷을 갈아 입던중 싸우는 소리에 문을 열어보니 신씨가 피를 흘리며 뛰쳐나오고 뒤따라 딸이 달려나와 자신의 집으로 피신시켰다"고 말했다.

경찰조사 결과 이씨는 3년전 대구시 서구 내당동 모회관에서 진씨를 만나 사귀어 왔으며 지난해 가을부터 만나주지 않자 진씨가 남자 2명을 동원해 이씨의 아내와 아들을 택시에 강제로 태워 납치하려고 하는 등 가족을 죽이겠다는 협박을 자주했다. 사고 당일 오전 11시에도 이씨가 다니는 택시회사로 찾아가 행패를 부린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씨는 지난해 8월 진씨가 헤어지는 대가로 1천만원을 요구해 이혼까지 했으며 사고 발생 2개월전부터는 진씨가 거의 매일 집으로 찾아와 집에도 잘 들어가지 못했고 이씨의 아내는 딸과 아들을 이웃집에 피신시키기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의문점=진씨가 미리 집으로 들어간 뒤 문을 잠근 상태에서 이씨 가족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점에서 아파트 열쇠의 출처가 관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씨는 과거 열쇠를 분실한 적이 있고 가끔 아파트 우유배달통에 열쇠를 넣어두었기 때문에 진씨가 이를 이용했을 것으로 얘기했지만 경찰은 사건현장에서 진씨가 지녔을 것으로 보이는 열쇠를 찾지못했다. 경찰은 따라서 이씨의 아내가 문을 잠가놓고 외출한 사이에 진씨가 어떻게 아파트안에 들어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李庚達기자 sar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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