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민운동장 전광판은 골동품'
프로축구 포항 스틸러스와 부산 아이콘스 경기가 펼쳐진 17일 저녁7시 대구시민운동장. 6천여명의 관중이 대구에서는 흔하지 않은 프로 축구경기를 구경하고 있었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시간이 얼마 지났고 득점상황이 어떤지 잘 알 수 없었다.
이날 사전경기로 진행된 대구영진전문대 여자축구팀과 대구생활체육협의회 축구팀과의 친선경기 때가지만 해도 잘 작동되던 전광판이 심술(?)을 부린 것.
전광판은 막상 본경기가 시작되기 직전 시운전에 들어가자 고장났기 때문. 전광판을 설치했던 회사의 기술자와 대구시 체육시설관리사무소 직원들까지 동원돼 수리하려 땀을 흘렸지만 경기가 종료될 때까지도 전광판은 먹통이었다. 고장원인을 묻자 "어제 내린 비나 본경기전 열린 경기때 사용해 열을 받은 탓일 것"이란 애매모호한 대답 뿐이었다.
발전용량을 고려해 축구 야간경기를 위해 프로야구를 밤시간에서 낮시간대로 옮기는 등 사전조치까지 취한 마당에 이같은 어처구니 없는 고장이 발생, 2002년 월드컵 개최도시로서의 체면에 먹칠한 셈이었다. 시설관리사무소측의 딱한 사정도 이해간다. 지난 85년 설치된 구식 전광판이라 한번 고장나면 시중에서 부품 구하기도 쉽지 않고 지난 95년 한차례 수리후 정비다운 정비도 못했다. 그동안 수차례 새로운 전광판 설치를 위한 예산을 요청했으나 묵살 당했기 때문. 그렇다고 하더라도 남의 잔치상을 차려 놓은 이날의 고장사고는 대구시의 체면을 구기기에 충분했다.
정인열기자 oxe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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