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줌 색깔이 왜 이래? 나름대로 제법 의학 상식을 갖췄다고 자부하는 이(36)씨. 헬스클럽에서 운동하고 난 뒤 소변을 보다 그 진한 색깔에 놀라 바로 병원으로 달려갔다. 혹시 혈뇨는 아닐까? 그러나 과잉운동으로 소변 농도가 진해져 나타나는 일시적 현상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소변 색이 이상하면 병?
소변은 피를 걸러낸 물이다. 때문에 몸의 여러가지 상태 변화가 그것에 가장 먼저 나타난다. 전문의들은 소변의 변화만으로도 어지간한 병은 진단할 수 있다고 환기한다. 평소 자신의 소변을 유심히 살피는 습관을 기르라는 것.
건강한 사람의 소변은 투명하고 연한 황갈색이다. 이것은 '유로크롬'이라는 색소에 의한 것. 소변 양에 따라 색이 약간씩 변할 뿐이다. 하지만 소변 색이 이상하다고 해서 모두 병이 있다는 신호는 아니다. 약이나 색소가 들어간 음식을 먹으면 짙은 황갈색, 붉은색, 녹색, 청색 등으로 변할 수 있다.
콜라빛 처럼 진한 갈색을 띠는 것은 설사·구토·발열 등으로 소변의 농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때는 물을 충분히 마시면 곧 정상색으로 돌아온다.
붉은 색은 위험신호
그러나 원래대로 오줌색깔이 돌아가지 않을 때는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소변색이 투명한 암갈색일 때는 간염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눈으로 봤을 때 붉게 보이면 일단 혈뇨를 의심해야 한다. 혈뇨는 오줌 안에 피가 섞여 있는 것을 말한다. 소변이 만들어지는 신장에서부터 요관·방광·요도에 이르기까지 어디에선가 피가 나온다는 얘기. 원인은 사구체 신장염, 결석, 방광염, 신장암, 방광암 등 무척 다양하다.
특히 중년 이후 혈뇨와 함께 피가 엉기는 현상이 있으면 비뇨기 계통의 암을 생각할 수 있으므로 철저한 검사가 필요하다.
옆구리가 아프면서 혈뇨가 나오면 결석의 가능성이 높다. 오줌 눌 때의 아픔을 동반하면 방광염을 의심할 수 있다. 하지만 방광암은 통증을 동반하지 않고 혈뇨만 나타낼 수도 있다. 통증이 없다고 해서 무시해서는 안된다는 얘기.
소변이 혼탁하면?
소변이 혼탁하면 흔히 병 있는 것 아닌가 하고 걱정한다. 그러나 건강한 사람도 아침 첫 소변과 피곤할 때 소변은 탁할 수 있다. 또 수분 섭취가 적거나 땀을 많이 흘리거나 고기를 많이 먹은 경우, 치즈 등 칼슘이 많이 들어 있는 음식을 섭취했을 때도 소변이 탁하게 나타날 수 있다. 이것은 몸에서 배설되는 불용성 염류(인산염) 때문. 이때는 빙초산을 몇 방울 떨어뜨리면 금방 투명하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혼탁뇨가 일주일 이상 계속 되면 몸에 이상이 있다는 신호이다. 방광이나 신장에 염증이 있을 때는 농이 소변에 섞여 나오는 농뇨가 된다. 이것이 혼탁뇨와 비슷하다.
오줌에 정액이 섞여도 유백색의 혼탁뇨로 나타난다. 몽정·정액루, 역행성 사정 등이 있으면 이런 일이 일어난다.
달콤한 냄새는 당뇨
소변에 거품이 있어도 걱정하게 된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대부분은 별 문제가 없다. 다만 오랫동안 계속되면 단백뇨가 있을 가능성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이것의 원인은 급성 신장염, 요로감염증, 간염 등이다.
소변을 볼 때 푹푹거리며 기포가 배출되는 것을 기뇨라 한다. 가스 생성 세균에 의한 요로 감염증이 있을 때, 혹은 드물지만 창자와 방광이 연결됐을 때 나타난다정상적 소변에서는 약간의 지린내가 나지만, 암모니아 냄새가 지독히 나면 대장균에 의한 요로감염이 있는지 검사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반대로 소변에서 달콤한 과일 향기가 나면 당뇨병 휴유증인 케톤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다.
-글 이종균기자healthcare@imaeil.com, 도움말 박윤규교수 (경북대병원 비뇨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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