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종금이 예금지급 불능상태에 빠져 영업정지를 당한 이래 지역사회는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도록 방관한 데 대한 자성과 함께 유관기관을 중심으로 사태수습에 부심하고 있다.
대구시가 금융기관 대책회의를 가져 영남종금 거래기업에 대한 자금지원, 우선 보증, 예금담보대출 등에 나서기로 하고 지방중소기업청이 특별지원자금을 마련한 것 등은 지역금융시장의 동요를 진정시키는 데 상당한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지역금융 상징성 상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으려면 다소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영남종금이 지역금융기관으로서 자리매김한 상징성의 상실에 따른 심리적 충격 때문이다.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지역의 중대형 금융기관 7개중 5개기관(대동은행, 경일 및 대구종금, 삼성투신, 조선생명)이 퇴출 또는 이전하고 대구은행과 영남종금이 각각 은행권과 제2금융권의 중추적 역할을 맡아 왔는데 이번에 그 한 축이 무너질 위기에 처한 것이다.
영남종금의 영업내부를 들여다보면 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기는 하지만 이미 전국화가 상당히 진전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총 수신 1조 2천144억원의 절반이 전국 수신이고 지역여신은 총 여신의 33% 정도다. 영남종금을 잘 활용하면 지역금융의 전국화 및 선진화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한국은행 대구지점은 이번 사태는 시장의 심리적 안정이 매우 긴요하다고 보고 사태의 진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에 더하여 영남종금 거래업체의 흑자 도산이 예상되거나 지역자금사정의 경색이 우려되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여 필요시 총액한도대출자금(C2 자금) 우선지원대상에 영남종금 거래업체를 포함시켜 지역은행들이 이들 기업에 지원하는 자금의 50%를 해당은행에 지원할 계획도 마련해놓고 있다.
◈거래업체 우선지원 포함
금융은 신용이 생명인 아주 소프트한 산업이다. 따라서 위험에 직면하면 심리학에서 말하는 감정의 세 측면인 감수성, 기분, 충동성에 사로잡힌 나머지 마치 양떼 중 한 마리의 돌출행동을 다른 양들이 무조건 따르는 지름길 반응을 나타내기 쉽다.
이러한 원시적 군집경향에 좌우되지 않으려는 지혜의 산물로서 일상생활 속에 자리잡은 것이 급하면 돌아가라는 속담이다. 영남종금 사태도 이러한 맥락에서 여유를 가지고 지역사회가 합심하여 잘 풀어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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