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화성 생명체 논쟁 재연

지난 96년 화성에서 날아온 운석에 생명체의 흔적이 남아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세계를 놀라게 한 적이 있다. 이후 수많은 논쟁을 거치며 생명체의 증거는 상당 부분 희석되고 말았다. 당시 과학자들이 주장하던 생명 흔적은 단순히 화학적 작용에 의해 생겼다는 것. 그러나 최근 이같은 논쟁이 다시금 불붙고 있다. 이번 논쟁의 핵심은 '과연 세균이 화석으로 남을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96년 미항공우주국(NASA)의 책임연구원이던 댄 골딘은 남극에서 발견된 운석 'ALH84001'에서 0.0001㎜ 크기의 벌레모양의 흔적을 발견했다고 보고했다. 데이빗 맥케이가 주도하는 연구팀은 이 흔적이 화성 미생물이 화석으로 남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화성에서 생물체의 흔적을 담은 화석이 지구로 날아와 남극의 얼음 깊숙이 숨어있다가 발견됐다는 것.

이후 과학자들은 발견된 미생물의 크기가 너무 작다는 점과 이같은 흔적은 화학 작용을 통해서도 만들어질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맥케이의 주장을 반박했다.

그러나 최근 다른 연구팀은 화성 운석에서 발견된 흔적만큼 작은 미생물 화석이 남을 수 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이들은 지난 1931년 튀니지 골짜기에 떨어진 타타후인 운석을 연구한 결과 화성 운석에서 발견된 것과 같은 크기의 세균 형태를 발견했다는 것. 타타후인 운석은 소행성대에서 떨어져 나온 것. 물론 이들 연구팀은 세균 화석이 외계 생명체에서 유래했다고 보진 않는다. 운석이 발견되기 전 지구에 있는 동안 세균 화석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처럼 초미니 세균 화석이 존재할 수 있다는 점.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 연구팀은 운석 조각을 둘러싼 토양에서 채취한 세균을 배양했다. 배양된 세균의 모습은 운석에서 발견된 흔적과 같은 모습이었다. 다만 크기는 1000㎚(나노미터)로 정상적인 세균 크기였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화석이 세균의 일부이거나 영양분 결핍으로 크기가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덧붙여 화성 운석의 생명체 흔적에 관한 논쟁에서 더 이상 크기를 문제삼을 순 없다고 못박았다.

그러나 화성 운석의 생명체 흔적에 반대하는 과학자들은 배양한 세균과 운석에서 발견된 세균 사이에 직접적 연관이 없다는 이유로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金秀用기자 ks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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