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도 전문박물관 건립해야

한 도시의 박물관 수준은 곧 그 도시의 문화수준 척도다.99년말 현재 대구의 인구는 250만. 하지만 박물관 수준은 빈약하기 짝이 없다.지난해 말 현재 대구의 박물관은 국립박물관 1개소. 지방자치단체가 설립, 운영하는 공립박물관은 하나도 없다. 그나마 몇 안되는 대학 박물관이 부족한 전시 공간을 메꾸고 있을 뿐. 문화도시를 표방하는 대구의 부끄러운 현주소다.

전문박물관도 마찬가지다. 지난 99년말 현재 전국의 전문박물관은 119개소. 현재 철강박물관과 가야산 야생초 박물관, 영주 자연과학박물관, 고구려 박물관이 개관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대구에는 건들바우 박물관이 유일하다. 섬유도시, 의상도시를 표방하지만 섬유전문박물관, 의상전문박물관 하나도 없다.

요즘 선진 관광객들이 외국 관광에서 가장 많이 찾는다는 곳이 박물관이다. 그만큼 박물관은 그 도시의 얼굴이자 관광자원으로서의 기능도 한다. 그렇다고 대구에서 파리의 루브르박물관이나 런던의 대영박물관을 기대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시민들이 편히 들를 수 있고 외지 관광객들이 가장 먼저 찾을 수 있는 그런 박물관들이 많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전문박물관 시대를 열어가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대구시에는 중요무형문화재 제77호 유기장인 이봉주씨(74)가 기네스북에 등재된 세계 최대 징을 비롯, 88올림픽 폐막식때 사용된 대형 바라, 좌종·운라 등 특수 국악기의 기증의사를 밝혔다. 이씨는 이외에도 칠첩반상기를 비롯한 방짜 유기 생활용품 500여세트와 전통기법에 의한 방짜유기 제작 도구 일체를 기증하겠다는 뜻을 전해 왔다. 하지만 대구시는 이같은 기증을 선뜻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전시공간이 없기 때문. 시는 동구 도학동의 시부지 2만5천평중 일부를 박물관 부지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50억원 정도로 추정되는 건립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애만 태우고 있는 실정이다.

각 자치단체는 일반 박물관이 아닌 전문박물관 건립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대구도 타 시도 및 세계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특화된 전문 박물관을 건립해 관광자원화 하는데 앞장서야 한다. 그리하여 문화선진도시로 거듭나기를 시민들은 바라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시민들이 역사를 배우고 휴식도 취할 수 있는 많은 박물관이 필요하다"면서도 "예산 부족으로 인해 이같은 시민 욕구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鄭昌龍기자 jc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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