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세균 마시는 학교.관공서

대구시내 학교, 어린이집, 관공서, 식당 등 상당수 시설 음용수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일반세균과 대장균이 악성 수준으로 나타나, 여름철 시민위생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각 구청은 각종 다중이용 시설의 음용수 위생검사에서 이같은 검출 결과를 밝혀놓고도 위생불량의 집단급식소와 접객업소들에 대한 마땅한 처벌규정이 없어 시정촉구 명령만 내리고 있는 실정이다.

수성구청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두산동 A어린이집의 경우 음용수에서 일반세균이 기준치(100이하/㎖)의 110배(1만1천마리)가 검출되고, 대장균 양성반응이 나타나는 등 어린이집, 보육시설 등 9곳의 음용수에서 대장균이 나오고 세균수가 기준치를 초과했다. 대구시교육청 등 8곳의 음용수도 세균수가 기준치를 넘겨 시정촉구 명령을 받았다.

또 음용수에서 세균이 기준치를 수십배 초과하고 대장균 양성반응이 나온 수성구내 학교 4곳의 음용수도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달서구청이 이달초 실시한 검사에서도 공장 4곳의 음용수에서 대장균과 세균이 기준치 이상으로 나왔으며, 횟집, 병원 등 다중이용시설 17곳 음용수에서도 세균수가 기준치를 초과했다.

북구 ㅇ초등학교는 음용수에서 기준치의 140배인 세균과 대장균 양성반응이 나와 지난 6월 말 시정촉구 명령을 받는 등 북구지역 학교, 백화점 등 13개소의 음용수가 식수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동구청은 5개 초등학교와 수양원, 병원 등 9곳에 대해 음용수 이용을 못하도록 조치했다.

특히 서구청 구내식당에서도 대장균 양성과 기준치 이상 세균이 나온 것을 비롯 서구지역 3개 초교와 병원, 식당 등 37곳의 음용수도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이경수(37) 영남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대장균.일반세균에 복합 오염된 물은 여름철 수인성 전염병을 일으킬 수 있는 세균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면역체계가 약한 어린이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또 "스타필로쿠스 등 일반세균도 허용기준치보다 훨씬 많이 검출되면 설사 증상 등 유사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청 한 관계자는 "대부분 집단급식소는 보건위생 전담 인력이 없는데다 조리 종사자들은 위생에 대한 전문지식이 희박하고, 현행 식품위생법상 위반업소에 대한 적절한 처벌 조항이 없어 행정기관이 시정촉구 명령만 내리기 때문에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며 법 개정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李庚達기자 sar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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