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텔레비전 방송국이 이례적으로 클래식음악 작곡가의 생애와 음악을 조명하는 다큐멘터리를 방영키로 해 관심을 끌고 있다. 다큐멘터리의 주인공은 체코슬로바키아가 낳은 세계적 음악가 안토닌 드보르자크(1841∼1904).
미국 PBS방송은 3일 밤 10시(미국 동부 시각) 드보르자크의 작품세계와 삶을 그려낸 다큐멘터리 '드보르자크와 아메리카'를 방송한다. 팝과 재즈의 나라 미국에서 19세기 활약했던 유럽의 음악가를 소재로 삼아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드보르자크는 미국과 인연이 깊은 체코 음악가. 그는 1892년 미국에 초빙되어 뉴욕 국민 음악원장에 취임, 약 3년동안 미국에 체류했다. 그는 이 기간동안 오늘날까지도 최고의 작품으로 꼽히고 있는 교향곡 '신세계로부터'를 작곡했다.
이 프로그램에 따르면 드보르자크는 보헤미안 이주민들이 모여 살던 대평원지역인 아이오와주의 스필빌을 자주 찾아 한동안 머물렀고 이 곳의 아름다운 자연에서 음악적 영감을 얻었다는 것.
드보르자크는 또 미국에 체류하는 동안 헤리 벌레이, 윌 메리언 쿡 등 흑인작곡가를 제자로 키우는 등 당시까지만 해도 멸시의 대상이던 흑인들과의 교류를 마다하지 않았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드보르자크는 흑인들로부터 새로운 음악포맷을 발견했고 자신의 작품에 흑인음악의 아름다운 세계를 녹여냄으로써 더 훌륭한 작품으로 승화시켰다고 다큐멘터리는 강조한다.
아이오와 대학의 음악평론가 피터 알렉산더씨는 "미국인들이 자신들의 소리라고 주장하는 브로드웨이 뮤지컬, 재즈, 팝뮤직 등이 사실은 모두 흑인문화의 영향 아래 만들어졌다"며 "드보르자크는 이같은 흑인음악의 힘이 미국음악을 주도할 것이라는 점을 예견했고 이번 다큐멘터리는 이 점을 훌륭하게 지적해냈다"고 평가했다한편 이 프로그램은 드보르자크와 그의 가족이 한동안 머물렀던 아이오와주 스필빌의 집이 현재 박물관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그가 작곡과 연주에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오르간과 바이올린 등이 전시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崔敬喆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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