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자녀 양육 아빠의 바람직한 태도는

회사원 박명윤(37·대구시 신매동)씨는 퇴근 후 집에서 아이들과 어울릴 때 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아버지로서 아이들에게 너무 채신머리 없이 행동하는 것은 아닐까". 아이들이 말을 듣지 않거나 버릇없이 굴 때는 어떻게 대처해야 될까? 너무 권위적인 것도 요즘같은 시대에 맞잖을 것 같고, 그렇다고 늘 오냐오냐만 해서도 능사가 아닐 듯하다. 박씨에겐 풀기 쉽잖은 문제이다.

우리사회의 전통적인 남성관은 출세 지향적이면서 지극히 사회적인 존재였다. 집안 일이나 자녀 양육문제 등은 '대장부'가 관여할 일이 아니라는 관념이 오늘날까지도 적잖은 아버지들의 무의식에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아버지가 집에서 무게만 지닌채 자녀 행동에 무관심한 척 하거나 실제로 그런 태도로 일관할 경우, 아이들의 위험 행동을 촉발시킬 수 있다는 연구보고도 있다. 흡연이나 알코올은 물론, 가출·폭력·마약 등의 비행을 야기시킬 가능성이 있고, 안정된 애착심의 부족으로 심리적 스트레스와 우울증을 낳을 수도 있다는 것.

하지만 요즘은 젊은 아빠일수록 자녀에 대한 애정 표현과 양육문제에 마음 쓰는 정도가 너무 지나쳐서 또 탈이다. 지나치게 개입하면 청소년 자녀들이 또래들과 어울리는 기회를 줄이고, 자녀가 의사결정 과정에서 친구보다 부모의 생각을 더 많이 고려하도록 만들어 주기도 한다.

이때문에 전문가들은 그 둘의 중간쯤에 해당하는 태도를 권한다. 아버지의 자녀에 대한 관심과 애정은 항상 아버지로서의 힘과 통제를 유지할 때 교육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 너무 권위적인 것도 아이들의 자율성과 자아 정체감 형성을 방해하지만, 너무 수용적인 '인기 아빠'들의 태도도 자녀에 대한 적절한 통제력 상실을 가져오게 된다는 것. 아버지는 자녀에게 사회적 동반자가 돼야 하지만, 자녀의 행동을 통제할 수 있는 다소의 카리스마적인 태도와 도덕적 정체감은 지녀야 한다는 결론이다.

경산대 아동청소년학부 한상철 교수는 "아버지가 자녀 지도에 무관심과 방임으로 일관한 채 어머니에게 일임하는 태도도 바람직하지 않으나, 지나치게 허용적인 태도 역시 오히려 아이들에게 정서적 혼란을 주고 무절제한 행동을 낳을 수 있다"고 했다. 趙珦來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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