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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전혜숙(경북 약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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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바다, 고속도로, 비행장 등 모두 휴가철로 붐비고 있다. 생활을 전쟁에 비유한 이가 있듯이 무엇엔가 몰두해 있던 사람들이 심신을 쉬게 하기 위해 모처럼의 여유를 즐기려 하고 있다. 그러나 그 휴가조차 또 다른 전쟁의 연속으로 보인다.빠르게 돌아가는 현실은 옆을 돌아볼 겨를도 없게 한다. 이번 휴가는 의약분업준비로 인해 직원들만 짬을 내주고 나 자신은 반납해야 할 것 같다. 마찬가지로 휴가를 즐기는 이들이 있는 반면 휴가를 반납할 정도로 바쁜 이들이 많다. 아열대 지방에 사는 이들은 바쁜 일도 급한 일도 없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무엇이든 '빨리 빨리'다. 기후와 절기에 따라 바삐 움직이지 않으면 먹고 살 수가 없었기에 그랬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무리 바빠도 목표지상주의는 곤란하다. 목표에 지나치게 집착할 때 우리는 조급한 마음에 휘둘리게 되고 거기엔 언제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장자(壯子) 산본편(山本篇), 조능(雕陵)의 교훈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하루는 장자가 밤나무 숲에 사냥을 나갔다. 가만히 활을 들고 숨어 있는데 큰 새가 한 마리 낮게 스쳐 날아 근처 나무에 앉았다. 장자는 한껏 시위를 당기며 노려보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새는 이 사실도 모른 채 다른 쪽을 뚫어져라 보고 있는 것이었다. 의아하게 생각한 장자가 새가 보고 있는 쪽을 보니 사마귀 한 마리가 앞발을 치켜든 채 멋모르고 노래부르는 매미를 덮치려 하고 있는 게 아닌가 ! 게다가 밤나무 숲 주인은 장자가 도둑인 줄 알고 장자를 잡으려고 노리고 있었다. 이 모습을 본 장자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깨달음을 얻었다고 한다.

자기 흥에 겨워 위험도 모른 채 노래하는 매미, 이 매미를 먹이 삼기 위해 노려보는 사마귀, 또 자신도 같은 위험에 처해 있음을 모르고 먹이를 향해 주시하는 큰 새, 그리고 장자….

한 쪽만 바라보고 달려가는 우리 세태에 주는 적절한 교훈이 아닐까? 안보 지상주의에 밀려 고통속에 팽개쳐진 매향리 사건, 불공정한 SOFA협정, 개발지상주의에 묻혀 파괴된 환경속에 죽어가는 새만금 간척지, 눈 앞의 이익만 보고 마구잡이 벌목, 석재 및 골재채취 등으로 파괴된 산야…그로 인한 홍수피해 등 안타까운 일들이 너무 많다.

누가 뭐래도 돈만 벌면 되고, 남보다 더 빨리. 더 높이. 더 커야 한다는 강박관념 속에서 우리는 병들어 가는게 아닐까?

이 여름 짧은 휴가기간이나마 그릇된 가치에 경도(傾倒)되어 본래의 모습을 잃어버리고 살아오지 않았나 한번쯤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면 좋을성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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