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은행 창구가 달라지고 있다

대구에도 미국식 개인고객 종합상담 창구(Private Banking Room)를 갖춘 은행 지점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신한은행 대구지점. 들어서면 지금까지 봐왔던 은행과는 다르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지점 창구는 크게 둘로 나눠져 있다. 한쪽은 입.출금, 공과금 납입 등 기본적인 은행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빠른 창구'이고 다른 한쪽은 예.적금, 대출, 신용카드 등을 상담할 수 있는 'OK창구'다.

빠른 창구는 기존 창구와 똑같이 운영된다. 여행원 3명이 고객의 요구대로 돈을 찾거나 예금해준다. 단순업무를 전문적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시간이 크게 걸리지 않는다. 월급일, 매달 말일 등 창구가 복잡한 날 소액을 찾기 위해 오래 기다려본 고객이라면 이같이 창구를 꾸민 것의 편리함을 알 수 있을 것이다.

OK창구가 바로 개인고객 상담창구, 이른바 PB룸이다. 말대로 하자면 방을 별도로 꾸며야 하겠지만 공간 활용성을 높이기 위해 6개 칸막이로 대신하고 직원 5명을 배치했다. 칸막이 1개는 여분인 셈.

이 창구에선 개인 금융에 관한 모든 볼일을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다. 은행 업무는 물론 보험, 세무, 부동산, 관련법률까지 재테크에 관한 한 종합적으로 상담해줘서 평생고객, 단골고객을 만든다는 전략이다.

예를 들어 자녀를 외국유학 보내려는 이가 있다고 치자. 학비가 모자라 은행에 대출하러 갈 경우 과거 은행은 조건이 되면 그냥 대출해주고 끝냈다. 그러나 PB룸 시스템 창구에 가면 직원이 1:1 상담을 통해 부동산 담보로 대출한 뒤 이를 우대환율로 송금하고 자녀에게는 외국에서도 쓸 수 있는 카드를 발급한다는 식의 종합처방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신한은행 대구지점은 2억원을 들여 창구를 싹 뜯어고치고 지난달 20일 PB룸을 열었다. 시행 초기여서 아직은 상담 수준이 높지 않지만 갈수록 호응을 얻을 것이란 게 은행측 설명이다.

이밖에 주택은행 등이 PB룸을 도입했으며, 준비를 서두르는 은행이 대다수다.

李相勳기자 azzza@imaeil.com

◈30개 영업점 리모델링 등 변화

지역밀착 은행을 표방한 대구은행은 지난 봄 이후 점포환경 개선운동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현재 본점 영업부, 광장지점, 중앙로지점 등 18개 영업점을 리모델링했으며 다음달까지 효성타운지점, 팔달지점, 대덕지점 등 12개 영업점의 레이아웃을 개선할 계획.

창구 인테리어를 고급화하고 이용하기 편하도록 효율적으로 동선을 바꾸며 화장실 등 편의시설의 수준을 높였다. 시지지점이 아파트밀집지역으로 주부고객이 많다는 특성을 살려 창구 한켠에 카페같은 휴식공간을 설치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그러나 아직 PB룸 도입 같은 전면 개편은 검토단계에 머물러 있다. 이 방향으로 가야한다는 방침은 벌써 서 있지만 리모델링 안을 만들어 구체화하려면 대규모 예산과 시간이 필요한 데다 하반기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앞두고 있어 마음만큼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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