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의약분업 현장-약국

의약분업이라는 획기적인 제도 변화가 있었다. 그 후 약국들의 사정은 어떨까?계명대 동산병원 인근 ㅅ약국은 하루종일 환자가 북적대는 곳. 관계자에 따르면 약사 7명이 하루 200여건을 처방한다. 1건을 조제하는데 필요한 시간은 15분 정도, 하룻동안의 총 수입은 200여만원쯤 된다는 얘기였다. 그 중 한건당 2천820원 받는 조제료 수입이 하루에 56만여원이고, 나머지는 약값이다.

그러나 약 구입비, 집세, 각종 경비 등이 하루 150만원 꼴로 지출되고 있다고 했다. 남는 돈은 한달에 1천800만원. 그러나 이 돈은 먼저 약사들 인건비로 지출돼야 한다. 약국 대표(48)는 "현재 수입으로는 월급 주기도 빠듯하다"고 했다. 하루 500건 이상을 조제해야 겨우 본전이 될 것이라는 전망.

종전엔 자체 처방-조제가 가능했으나 지금은 100% 의사 처방전 환자여서 수입이 더 적어졌다고 했다. 그런 중에 전공의 파업으로 동산병원 환자가 급감했다. 상황이 정상화되면 이 약국도 훨씬 많은 수입을 올릴 수 있으리라 싶었다.

동네약국은 사정이 더 나쁘다고 했다. 계산동 ㅅ약국에는 약사 1명과 전산요원 1명 등 2명이 근무하고 있었다. 원외 처방전을 들고 오는 환자는 하루 20여명. 조제료 수입이 하루 5만6천원 정도에 불과한 셈이다. "완전히 적자"라는 약사 이모씨는 "최소한 하루 60~70명의 환자가 와야 수지가 맞는다"며, "의약분업이 본궤도에 진입하면 어느 정도 해결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약사회 중구분회장은 "대구시내 1천여 약국 가운데 20% 정도만 하루 처방전 수용량이 200건 이상되고, 나머지 80% 중 상당수는 10건 미만에 불과한 '80 대 20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이때문에 의약분업 협력위원회가 빨리 정상화돼 '상용 처방약 600종'이 확정돼야 처방전 분산과 동네약국 회생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임시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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