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나이테로 옛건축 연대 밝힌다

나무 나이테를 분석해 오래된 목조 건축물의 건축연도를 밝혀내는 작업이 안동 봉정사에서 국내 처음 시도돼 관심을 끌고 있다.

충북대 산림과학부 박원규(44·고목재 연륜연대실험실장) 교수는 최근 해체·복원작업중인 안동 봉정사 대웅전(보물 55호)의 서까래와 기둥, 마루바닥 등에서 나온 건물 재목에서 나무 나이테 샘플 30여점을 채집, 대웅전의 창건연대 확인 작업에 나섰다.

지금까지 고목조 건축물의 건축연도 추정은 창건과 중창, 중수기록이 담긴 상량문 등 보수공사 과정에서 새로이 발견되는 고문서의 기록에만 의존해 왔으나 건축물 재목에서 직접 채집한 나무 나이테를 분석, 과학적인 방법으로 건축연도 확인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교수는 "나무가 자란 지역과 시대에 따라 문양이 독특한 나무 나이테는 1만년 전의 기후 상황도 고스란히 담고 있어 봉정사 대웅전의 창건연도 추정은 물론이고 당시 어느 지역에서 생산된 목재를 사용했는지도 밝혀낼 수 있다"며 "현재 국내에는 500년 전까지의 나이테 샘플만 확보돼 있어 대웅전의 창건 연대(650∼700년 전)보다 짧아 조금 더 연구가 필요하나 오는 연말쯤이면 확인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외국의 경우 오래전부터 방사성 탄소연대 추정방식 등을 활용해 화석화된 나무의 나이테까지 분석, 2천년(일본)에서 무려 1만년(캐나다, 아일랜드) 전까지의 나무 나이테 샘플을 확보해 화산폭발 시점까지 추정하는 등 각종 기후 변동과 식생 변화 등 각종 연구 분야에 활용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충북대가 지난 90년초 처음 도입한 학문으로 아직 초기 단계. 오래된 나무나 고목재를 찾아 전국을 다니며 샘플을 수집하고 있는 박 교수는 고목재에 대한 시민들의 제보를 바라고 있다. 011-467-3777.

안동·權東純기자 pino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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