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균동 감독의 네 번째 작품 '미인'은 솔직하면서도 감각적인 영화다. 가장 원초적인 '몸'에 대한 이야기를 흰색 톤의 예쁜 화면에 담았다. 여관방을 전전하다 깔끔한 오피스텔을 한 칸 마련한 느낌. 그래서 오히려 이제까지 여균동 영화의 맛과 달라 다소 생경스럽기까지 하다.
잡지사 기자인 '남자'(오지호). 카페에서 울부짖듯 외치는 한 여자를 본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되니! 미칠 것 같아. 날 좀 바라봐 주면 안 돼?"
며칠 후 인터뷰할 사람의 사진 중에서 낯익은 모습을 본다. 그녀다. 누드 모델인 '그녀'를 인터뷰한 그는 어느 날 술에 만취한 그녀를 데려가라는 전화를 받는다. 실연당한 그녀의 꼴이 말이 아니다. 비에 흠뻑 젖은 그녀를 집에 데려온다. 그러나 그녀는 밤만 되면 옛 연인을 찾아 도망간다. 어느 날 집 앞에 쓰러져 있는 여자의 얼굴은 멍투성이로 얼룩져 있고, 남자의 마음은 걷잡을 수 없이 소용돌이치는데….
조지 윈스턴의 선율을 연상시키는 노영심의 피아노 연주에, 특이하게 현대무용가 안은미씨가 빚어낸 '몸 연출'(몸의 움직임을 연출한다는 뜻)이 색다른 맛을 선사한다. 온몸으로 열연한 새내기 이지현(22)은 연극 '내게 거짓말을 해봐'(하재봉 연출)에 출연했고, 영화는 이번이 처음이다. 91분. 18세 관람가. 12일 대구극장 개봉.
金重基기자 filmt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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