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배창환(민족문학작가회의 대구지회장)씨의 신작시집 '흔들임에 대한 작은 생각'이 창작과 비평사에서 나왔다.
1994년 발표한 '백두산 놀러 가자' 이후 6년만의 시집. 10여년의 해직교사 생활중에 하나씩 모인 원고들을 묶었다. 이번 시집에는 도회와 싸움의 현장에서 돌아온 시인의 넉넉한 시심과 생활이 아름답게 펼쳐진다. 진실이라는 이름으로 늘 날카롭게 세워온 시의 날을 조금 누그러뜨리고 사람의 내음과 생명, 추억 등을 발견해가는 시들을 보여준다.
'잃어버린 고향을 되찾아올 나이가 되어서야 조금씩 흙의 마음을 읽게 되었다…'('가야산')고 고백하는 시인은 '흙 한 삽에 이 세상 사람보다 많은 생명이 살고 있어/새벽 이슬빛에 몸을 떠는 붉은 감 이파리에는/수만년 사람들이 넘나들고도 남는 길이 있다'고 노래한다.
시인은 지금 고향 성주 부근에 텃밭 딸린 옛 한옥에 들어가 흙냄새를 맡으며 살고 있다. 부조리에 온 몸을 부딪히는 투쟁의 삶에서 이제는 살가운 고향에 돌아와 그 정을 흠뻑 안고 새로운 삶을 꾸려가게 되면서 그의 시에는 삶의 충일함과 희망마저 묻어난다.
때로 시인은 '흐르는 세월에 꿰어 희미하게 빛나는/그립고 아픈 날들의 기억이고 편린인 것을, /다시 십년 후, 옛집을 지나며/나는 무엇으로 이 자리를 메우고 또 떠나랴'며 걱정하기도 하지만 '눈물의 깊이 따라가면 보이는 그 길'을 따라 가겠다는 결연한 의지와 소박한 삶의 아름다운 모습이 이번 시집의 무게를 더하고 있다. -徐琮澈기자 kyo425@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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