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소비자 안전 무시한 일류기업

한국에서도 낙동강 페놀 사태로 맥주 업계의 순위가 뒤바뀔 정도로 파장이 컸던 일이 발생했었지만,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소비자 안전을 무시했다가 기업이나 그 경영자의 생명이 위태로워지는 사건이 최근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한국에선 여전히 납을 넣거나 황산을 섞은 음식물까지 횡행하고 있다.

일본 미쓰비시 자동차의 카와소에 사장이 차량 결함을 수십년간 은폐한데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할 것이라고 현지 요미우리(讀賣) 신문이 25일 보도했다. 해당 그룹의 한 관계자도 "사건이 안전과 관계된 것이라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라며, "정부가 회사에 행정처벌을 단행한다면 경영자들은 교체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운수성은 회사에 대한 행정 처벌은 물론 형사 기소까지 검토하고 있다.

이번 사건의 출발점은 회사측이 출고하는 차량의 결함을 알고도 고의적으로 은폐했다고 내부 고발자가 제보한 것. 그 후 운수성은 미쓰비시에 대한 조사를 벌여 차량 결함에 대한 문서가 본사 사무실에 숨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사장도 정부 제출 보고서에서 1977년부터 차량 결함에 대한 소비자 불만을 운수성 조사관에게 숨겨왔다고 인정했으며, 그동안 비용이 많이 드는 리콜 대신 불만을 제기한 차량만 수리해 줬다고 인정했다.

사건이 불거진 후 회사측은 유럽에서 판매된 12만대를 리콜한다고 지난 24일 발표했으며, 이에 앞서 22일엔 전세계에 판매된 트럭.버스 8만8천대를 리콜했다.

일본의 세계적 타이어 제조업체 브리지스톤도 사용자 안전을 위협하는 제품을 생산했다가 위기를 맞고 있다. 미국에 있는 자회사 파이어스톤이 생산한 타이어를 사용했다가 최소 62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미국측이 집계하고 있을 정도.

사건이 터지자 미국은 의회까지 나서서 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사우디 아라비아는 파이어스톤 타이어 수입을 금지시켰으며, 이 타이어를 장착한 자동차의 수입도 못하게 했다. 회사측은 이미 650만개를 회수한데 이어 리콜을 더 확대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이에앞서 일본의 대표적 우유 제조업체 유키 지루시(雪印)는 얼마전 이 우유를 마신 사람들이 식중독을 일으킨 사건이 터진 뒤 회사가 위기를 맞았다. 사건 이후 정부측은 이 회사 설비 및 제품에 대한 정밀 조사를 실시하기 시작했고, 특히 홋카이도 도청은 분유에서 박테리아성 독성물질을 발견, 현지 공장에 대해 가동 중단 명령을 내렸다.

일본의 유명한 간장 회사인 기코망 상사는 캔 제품에서 유리조각이 발견된 사건이 발생하자 즉각 제품 회수에 들어갔다.

외신종합=朴鍾奉기자 paxkore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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