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저환율 고유가'업계 비명

국내 도입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두바이산 국제 유가가 IMF 이후 처음으로 30달러를 넘어서고 수출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원-달러 환율은 IMF 이후 최저치 수준을 유지하면서 수출의존도가 높은 지역 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

이는 섬유를 중심으로 수출이 조금씩 살아나려는 단계에서 생긴 암초여서 업계는 뚜렷한 대책 마련은 엄두도 못낸 채 국제 유가 움직임 및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 여부만 지켜보고 있는 막막한 상태다.

6일 현재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산 국제 유가는 90년 걸프전(31.51달러) 이후 최고치인 배럴당 30.23달러(10월 인도분 기준). 7월말 24달러에서 한달여만에 6달러나 올랐다.

화섬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은 올 초 t당 230~240달러 선에서 최근 300달러를 넘어섰다. 나프타 가격이 300달러를 넘어선 것은 걸프전 이후 11년만에 처음. 이 때문에 지역 화섬·직물업체들의 원료 구입가격 부담이 급증하는 추세.

문제는 수출·내수 가격을 올려야 하는데 동남아 국가들의 추격과 국내 생산 과잉으로 직물·원사 모두 원자재 가격 인상분만큼 소비자 가격에 전가할 수 없는 상황.

생산량 대부분을 수출하는 특화업종과 섬유업계의 경우 유가인상보다 원화 환율 하락이 더 큰 압박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1원90전 상승한 달러당 1천107.70원에 마감됐다. 지난달초까지 줄곧 1천120원대를 유지해오다 지난달말부터 심리적 마지노선인 1천110원대가 무너졌다.

세계적 투자은행인 스위스 CSFB(크레디 스위스 퍼스트 보스턴)는 최근 '원화 환율이 연말쯤 1천70원까지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하는 보고서를 냈다.

지역에서 가장 큰 규모인 ㄷ무역 임원은 "수출 환경이 하루가 다르게 악화돼 밤잠을 이루지 못한다"며 "당국이 적극 개입, 추가 하락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상공회의소가 최근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수출가능한 최저 환율은 섬유·기계·금속 1천125원, 기타 업종은 1천133원으로 현재 환율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우산·양산용 원단을 생산하는 ㅌ양산은 "수출 부진도 문제지만 환율하락을 틈타 값싼 중국산이 쏟아지면서 국산의 설 자리가 없어지는 것이 더 큰 타격"이라고 말했다.

崔正岩기자 jeongam@imaeil.com

金嘉瑩기자 k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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