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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대북 쌀지원은 당당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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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대북(對北) 식량지원이 석연치 않다. 식량난으로 고통을 받는 북한을 도우려는 것을 굳이 나쁘다고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북한을 돕는 것은 절차에 따라 법대로 당당하게 해야지 편법과 월권으로 적당히 넘길 일이 아니다. 그런데도 정부가 26일 열린 1차 남북경제협력 실무 접촉에서 의제에도 없던 대북 식량지원 문제를 협의한 끝에 60만t의 곡물을 지원키로 합의하고도 그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는 것은 남북대화의 투명성을 바라는 국민 기대에 어긋나는 것으로 지적받아 마땅하다.

더구나 정부가 당정협의를 거친뒤 국회동의 절차없이 남북경제협력 기금에서 1억달러를 전용, 태국 등에서 곡물을 수입해서 북한에 전달키로한 것은 지나치게 편법으로 남북문제를 풀어간다고 비난받아 마땅하다. 가뜩이나 국내 경제 여건이 악화되고 있는판에 1억달러나 되는 거금을 국민에게 한마디 설명도 없이 선뜻 보내겠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키 어렵다. 북한은 지금까지 남북대화에서 자기들 챙길 것만 챙긴뒤 우리측 주장을 뒤로 미루거나 희석시켜서 김을 빼고 있다. 지난 6월 남북적십자회담에서 장기수가 송환만 되면 이산가족 면회소 설치, 서신왕래 문제등에 합의하겠다고 해놓고는 막상 장기수가 송환된뒤에는 딴전이다. 또 지난번 장관급회담에서는 식량차관을 요구하는 대신 남북 군사적 긴장완화를 논의하겠다고 약속하고는 이제와서 기껏 "남북간에 군사적 긴장완화가 필요하다는데 공감한다"는 정도로 외면하는등 우리에게 믿음을 주지못하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발표된 '공동보도문'에는 명문화조차 않은채 막후에서 식량 지원을 합의하고 있으니 왜 자꾸 끌려만 다니느냐는 국민의 질타를 받아 마땅한 것이다. 정부로서야 우리 형편이 어려운데 자꾸만 퍼주기만 하느냐는 여론을 의식한 나머지 막후 협상으로 문제를 타결했다는 것이지만 그야 어쨌든 국민혈세로 지원되는것인만큼 국민에게 알려서 합의를 얻는것이 떳떳하다.

더구나 국회동의 없이 남북협력 기금에서 식량지원 자금을 지원하기 때문에 국회동의 절차를 밟지 않아도 된다는 정부 주장도 문제다. 남북협력 기금이 대북지원 사업을 위해 조성된것이긴 하지만 이번 식량지원은 '차관'형태로 지원된다. 그런만큼 '차관은 국회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법 절차에 따라 국회 동의를 밟아야하는 것이 순리다. 군사적 긴장완화나 이산가족 생사확인에 대한 최소한의 성의표시도 없는 상태에서 월권하면서까지 북한에 쌀을 보내겠다는 정부의 편의주의적 발상이 자칫 여론을 악화시킬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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