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철의 젊은 직원들은 회사의 민영화를 애타게 기다려왔다. 회사에서 격려금 50% 받았다가 최근 감사원으로부터 혼이 나고 여론의 비난을 받은 것도 공기업의 특수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수년간 주식투자에 손댄 직원이 많고 사내의 분위기에 편승해 포철주를 사둔 사람이 많은데 지난해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달리자 '민영화만 되면 주가가 회복되고 덩달아 대박을 터뜨릴 것'이라며 와신상담 이날(민영화)을 기약했다.그러나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했던가.
우선 ADR(해외주식예탁증서)로 발행했던 산업은행 지분 포철주는 외국인들의 인기를 얻지 못한채 6. 84%중 4. 6%만 팔고 나머지는 포철이 자사주로 매입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주당 가격은 원화환산으로 8만4천522원. 기대에 턱없이 못미치는 가격이다.
큰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하며 회사에 자부심을 가졌던 포철 직원들은 "이럴수가!"라며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국내 증시에서도 포철주는 외면당했다. 민영화 첫날인 29일 종가는 8만3천원. 올라도 뭣할 상황인데 전날보다 2천800원이 빠진채 장을 마감했다. "대박은 커녕 떨어지지만 않았어도…"라며 푸념하는 직원들의 장탄식이 쏟아지는 것은 당연했다.증시 주변에서는 포철주가 하락은 외국인들이 해외 DR가격과 국내 원주(原株)간의 가격차를 두지 않기 위해 매도물량을 많이 내놓은데다, 기관들도 소유한도 폐지로 매수메리트가 줄었다는 이유로 대거 팔았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다만 "이는 일시적 현상으로 장기적으로는 민영화가 주가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큰 기대를 걸었던 직원들은 쓴맛을 다시며 고대했던 민영화 첫날을 내내 우울하게 보내고 있었다.
포항·朴靖出기자 jc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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