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정치에 오염되는 '풀뿌리'

오는 26일 영천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후보공천 등 일련의 과정을 보면 풀뿌리 자치행정이 권모술수식 현실정치를 딛고 설 땅이 계속 좁아들고 있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지역의 뿌리깊은 반DJ정서 때문에 한나라당 공천=당선이라는 공식에 사로잡힌 많은 출마예상자들이 한나라당을 노크했다.

그러나 최근 한나라당이 여론보다는 당에 대한 기여도를 중시, 이를 잣대로 삼아 당 후보를 결정하자 탈당사태가 속출했다.

공천탈락자 2명은 그같은 당 공천이 잘못됐다는 불만을 터뜨리며 무소속출마를 선언했고 또 다른 탈락자는 한술 더 떠 한나라당을 탈당하자마자 민주당에 입당, 반대쪽에 서 버렸다.

민주당 최종 공천자는 지난 4.13총선때 한나라당을 탈당, 그동안 무소속출마를 고수해오다 지역발전을 명분으로 6일 전격적으로 민주당에 입당한 이였다.

김중권 민주당 최고위원은 당공천자 입당환영식이 열린 6일 당정협의를 구실로 영천에 와 사전선거운동이라는 한나라당의 격렬한 비난을 사기도 했다.

이같은 일련의 흐름에 대해 영천시 공무원과 일부 시민들은 "행정가인 기초단체장 선거에 각 정당 공천이 왜 필요하며, 왜들 그렇게 나대느냐"고 다시 묻고 있다"잘못된 정치가 나라경제를 망친것도 모자라 행정의 근간까지 망치려 한다"는 것이다.

선거전이 본격화되고 가열되기 시작하면 정치논리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다. 그러나 시민들은 이번 선거에 나서는 후보들로부터 영천시정과 지역발전을 위한 진지한 목소리를 듣고 싶어한다. 정치싸움은 '그 잘난' 국회를 통해 이미 신물나게 듣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서종일.사회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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