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의 문집을 제대로 읽을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아 늘 안타까웠어요. 그래서 한문으로 된 각종 실용문들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까해서 이 강좌를 마련했습니다"
지난 4일부터 대구 향교에서 '산고만록(散稿言曼錄)' 강좌를 시작한 영남대 이완재 명예교수. 유가 경전이 배움을 통해 소양을 기르는데 목적이 있다면 이번 강좌에서 다루는 실용문은 문장 이해에 역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한다.
교재인 '산고만록'은 이교수의 부친 이수락(李壽洛·87)선생이 평소 쓴 글들을 모은 문집. 시, 편지글, 서문, 기문, 발문, 제문, 상량문, 행장 등 일정한 형식을 갖춘 실용문들을 집성한 책이다. 이수락선생은 오랫동안 향교에서 한문강좌를 해온 학자로 아들 이교수에게 가르침의 업을 대물림한 셈. 이교수는 지난 8년동안 대구향교에서 '맹자' '시경' 등 유가경전을 강의해왔다. 올들어서는 매주 금요일 '장자'를 강의해오고 있다.
첫 강의날인 4일 오전 7시, 향교 명륜당에 모인 수강생들은 어림잡아 80여 명. 50-60대 장년층이 대부분이지만 백발이 성성한 노인에서부터 직장인, 주부, 젊은 여성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학생들이 한 자 한 자 노트에 적어가며 열심이다.
칠판에 문장을 일일이 적어가며 강의에 열중인 이교수는 "한글 세대가 늘면서 한문이 생활속에서 많이 멀어진 느낌이지만 선대부터 내려오는 문집을 읽고 이해하려는 사람들도 늘고 있는 추세"라며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그는 또 "단순히 문자 해독 차원을 넘어 글 속에서 조상들의 지혜를 읽을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종철기자 kyo425@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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