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金泳三.YS) 전 대통령이 20일 고려대 행정학과 초청으로 '대통령학' 특강을 했다.
이 학교 총학생회 소속 학생들의 저지로 특강이 무산된 지난 13일로부터 1주일만이다.
총학생회 소속 학생들도 이날은 김 전 대통령을 저지하지 않았다. 반대 시위를 벌이는 학생들도 없었다. 다만 40여명의 수강생들은 수업 시작에 앞서 회의를 갖고 "순수한 학문적 입장에서 강의를 듣는 것인 만큼 김 전 대통령을 '선생님'이라고 부르겠다"고 미리 선언했다.
김 전 대통령은 당초 예정된 70분보다 50여분이나 많은 2시간 동안 강의를 했으며, 중간에 상의를 벗고 와이셔츠와 넥타이 차림으로 말을 이어갔다.
YS는 특강의 대부분을 재임중의 '치적'을 내세우는데 할애했다. 그는 먼저 안가(安家) 철거를 거론했다. 그는 "안가는 여자들하고 노는 집이고 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은 거기서 총맞아 죽었다"고 말했다.
그는 하나회 청산과 관련된 비화도 소개했다. YS는 "취임 직후 참모총장과 1군, 2군사령관을 해임하고 같은날 후임자를 임명했는데, 갑작스런 인사라서 대통령이 신임자의 군복에 직접 달아줄 '별'이 준비되지 않았더라"며 "그래서 기존 장성들의 별을 떼다가 달아주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YS는 또 금융실명제를 은밀히 단행한 이유를 설명하고 "실명제가 없었으면 전두환(全斗煥), 노태우(盧泰愚)씨의 수천억원 비자금도 몰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대통령은 취임 초기 남북간 긴장상태가 고조됐을 때 미국 클린턴 대통령이 "전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자신이 "몇백만이 죽을지 모르니 전쟁은 안된다"고 반대했으며, 이때 백악관-청와대간 비밀전화도 설치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94년 김일성(金日成) 주석과의 정상회담 합의와 관련, "당시 이홍구(李洪九)씨가 판문점에서 협상을 했는데 김일성의 서울답방이 합의가 안되더라"며 "내가 청와대에서 앉아서 지켜보다가 그것을 제외하고 합의토록 지시했다"고 말했다.김 전 대통령은 "그후 청와대에서 여성계 대표들과 환담을 하고 있는데 김일성이 죽었다는 쪽지가 와서 '2주후에 만나기로 했는데 참 아쉽다'고 말한 바 있다"며"지금도 '조문갔어야 했다'는 사람이 있는데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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