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삼겹살, 목살 즐기는 식습관,돼지파동 부추긴다

삼겹살과 목살을 즐겨먹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식습관이 돼지고기 수입을 부추기고 있다.

한해 우리나라 돼지고기 소비량은 78만t으로 이 중 14만t을 미국, 호주, 네덜란드, 덴마크 등 10여개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만 7만5천t이 수입됐다. 올 초 구제역 파동으로 돼지고기 수출길이 막힌 가운데서도 수입이 계속된 것은 삼겹살과 목살을 지나치게 좋아하는 음식습관 때문.

반면 돼지고기 안심, 등심, 뒷다리 등은 국내에서 인기가 없는데다 수출길이 막혀 올 10월까지 1만7천t의 재고가 쌓여있다. 지육의 42~43%를 차지하는 이들 부위 가격은 99년 말에 비해 40% 이상 떨어져 돼지고기 값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10월 하순 돼지고기 한마리(100kg) 가격은 11만원대로 작년 같은 기간 19만원대보다 절반 가까이 떨어져있다. 재고량 증가에 따라 농협과 국내 육가공업체들이 돈까스 원료육인 안심, 등심 판매 촉진에 나서보지만 삼겹살, 목살을 따라갈 수 없는 형편이다.

지난해까지 국내 돼지고기 수출의 95%를 차지했던 일본(5만7천여t)은 삼겹살이나 목살에 비해 안심, 등심 값이 20% 이상 비싸다. 쫄깃 쫄깃한 맛보다 살코기의 담백한 맛을 선호하는 일본인들의 돼지고기 선호경향이 안심, 등심 가격을 올리는 셈.

대구축협 육가공공장 김환진 생산과장은 "돼지고기 값이 끝없이 떨어지는데도 수입을 계속해야 한다는 것은 소비경향의 왜곡에 원인이 있다"며 "안심, 등심, 뒷다리 등을 이용한 음식 개발과 정부 차원의 소비 촉진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전계완기자 jkw68@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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