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경제가 말이 아니다. 실물경제의 선행지표라 할 종합주가지수가 600선이 무너진 지는 오래이고 500선마저 위협하면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택시기사, 시장상인, 음식점 주인 모두 IMF가 새로 시작된 것 같다고 아우성이다. 그나마 포항은 부도를 모르는 세계적인 기업인 포항제철이 있기 때문에 기본적인 수요는 버텨주고 있다. 대구 경제는 보다 심각하다고 듣고 있다. 대표적인 산업인 섬유산업이 호흡을 헐떡이고 있고 청구에 이어 우방마저 무너져 내렸다. 숨을 제대로 쉬고 활발히 움직이는 번듯한 기업하나 없는 것이 오늘날 이 지역경제의 현주소이다. 대구·경북 지역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심각하다 못해 '숨 넘어갈 지경'이라는 것이 보다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숨넘어가는 지역경제
얼마 전 전라북도 군산을 자유무역지역으로 지정하는 기공식 사진이 각 신문에 크게 실린 것을 보고 많은 부러움을 느꼈다. 자유무역지역으로 지정되면 소득세, 취득.등록세 등 각종 내국세 면제는 물론 무관세지역이 됨으로써 외국기업의 투자가 크게 늘어날 것이고 획기적인 지역경제 발전을 가져올 수 있다. 환황해권(環黃海圈)에서 군산이 자유무역지역으로 지정되었으니 이제 환동해권(環東海圈)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중앙정부에 건의해 놓고 있는 포항이 그 다음으로 지정되어야만 한다. 지난 주말 대통령 업무보고시 이의근 경북지사의 포항자유무역지역 지정 건의는 대구.경북지역 경제를 위해 매우 시의적절한 건의였다.
◈자유무역지역 지정으로 숨통틔워야
지자체간 상호협조를 통한 지역발전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다. 대구와 경북이 힘을 모아 함께 살길을 찾아야 하고, 같은 고속도로상 위에 있는 김천, 구미, 대구, 경산, 영천, 경주, 포항이 모두 뜻을 모아야 할 것이다. 대구.포항간을 40분대에 주파할 수 있는 대구~포항간 고속도로도 하루속히 완공되어야 하고 영일만 신항도 계획대로 투자되어야 한다. 또 영일만신항 배후에 대규모 공업단지를 건설, 이 지역을 자유무역지역으로 바로 지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그렇게 돼야 대구·경북의 모든 물동량들이 포항항에서 선적이 되고 환동해로, 태평양으로 실려 나가게 될 것이다.
◈국토균형발전에도 도움
지난 여름 대구.포항간 고속도로와 포항신항만 예산확보를 위해 중앙부처 고위 인사를 만난 적이 있다. 서해안고속도로, 중앙고속도로 등 여기저기 벌여 놓은 고속도로 건설을 완공위주로 예산을 편성해야 하기 때문에 불가불 큰돈이 배정 될 수가 없으며 2002년 예산에는 충분한 배려가 될 것이라는 답이었다. 수긍이 가는 이야기로서 십분 이해한다.
그러나 포항자유무역지역 지정 건의에 대해 '군산의 시행 성과를 보아서 지정하겠다'는 지난 주말 대통령 업무보고시의 산업자원부장관 답변은 많은 아쉬움과 섭섭함이 남는다. 국토의 균형 발전을 위해서라도 환황해권에는 군산, 환동해권에는 포항을 자유무역지대로 동시에 지정, 추진해야 한다.
그것이 답답한 이 지역 경제의 숨통을 조금이나마 틔워줄 수 있다.
내년 봄부터는 2002년 예산 편성작업이 시작된다. 이제 대구와 경북의 모든 지도급 인사들이 한 목소리로 더욱 크게 목청을 높여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대구.포항을 잇는 이 연장선 위에 중앙으로부터 많은 예산이 배정되고, 자유무역지역 지정 등으로 기업하기 좋은 여건을 만들어 주고 장사가 되도록 해서, 외국기업, 국내 기업 할 것 없이 이 지역으로 몰려오도록 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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