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간 오늘 밤 미국 대통령 선거 투표가 시작된다. 미국 대통령 선거의 결과는 그 영향력이 지대하고 세계적으로도 파급효과가 대단, 진작부터 관심사가 돼 있다.
◇미국 대통령의 권한=미국 대통령의 권한은 닉슨의 워터게이트 스캔들 이후 눈에 띄게 축소돼 왔다. 그래도 냉전시대에는 국익을 내세워 말발이 먹힐 때가 있었지만, 요즈음은 이데올로기가 가고 통상이 주류를 이루면서 사사건건 의회 견제를 받고 있다. 특히 클린턴은 성추문으로 대통령의 권위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혔다.그러나, 미국 대통령은 여전히 세계 최강 군대의 통수권자로, 핵무기 발사권도 보유하고 있다. 자국 내에서는 3천여개의 요직을 임명할 수 있다. 전쟁 선포권은 의회에 있지만 분쟁 지역에 대한 군대 파견은 독자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 대법원 판사 임명권도 가져 헌법의 최종 해석권을 갖는 대법원의 색깔을 바꿀 수도 있다.차기 당선자는 세계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돈줄을 좌우하는 FRB(연방 준비제도이사회) 이사 7명 중 5명까지 새로 임명할 수 있기 때문. 1998년과 99년 각각 공석이 된 두 자리는 지금도 공석이다. 클린턴이 후임자를 지명했으나 상원이 아직까지 인준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또 한명이 두달 뒤 임기가 만료돼, 새 대통령은 취임과 함께 3명을 임명해야 할 입장이다.
◇미국 법해석 흐름의 변화 가능성=이번 선거와 관련해 미국 법조계가 가진 최대의 관심사는 연방 대법원 구성이 어떻게 바뀔까 하는 것이다. 현재 미 대법원 판사 9명 중 3명이 70세 이상의 고령이어서, 새 사람 임명권을 가진 새 대통령의 성향에 따라 미국 법 해석 전체의 흐름이 바뀔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각 이익단체들은 수십만 달러를 들여 자신들의 이익에 부합하는 대통령 후보를 지원하는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예를 들어, 낙태 옹호단체들은 부시가 당선될 경우 낙태 반대론자를 임명해 기존 낙태 선택권을 번복해 버릴까 긴장하고 있다. 또 총기협회는 고어가 당선돼 총기 소유권을 박탈할까봐 긴장한다.
현재는 대법원 판사 중 5대 4로 보수파가 많다.
◇경제정책 전망="부시가 이기면 석유·방위산업 주식을 사고, 고어가 이기면 광대역통신이나 환경친화적 재활용 업체의 주식을 사라". 미국 증권 분석가들이 내놓은 대선 후 투자 지침이다.
한 경제학자는 물론 "많은 공약이 의회 승인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어느쪽이 의회 다수당이 되느냐도 중요하다"고 환기했다. 그러나 부시가 승리하는게 주식 부양 효과가 더 클 것이라는 것에는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프루덴셜 증권의 한 정치분석가는 "부시는 규제·반독점 정책에 반대한다는 점에서 주식시장이 선호하고, 고어는 채권시장에서 선호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분석가는 "클린턴은 환경을 중시해 오랫동안 석유 개발을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정책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그린스펀 FRB 의장이 선거 후에도 계속 자리를 맡는다는 점에서 누가 대통령이 되든 경제정책에 큰 변화가 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한 채권투자 전략가는 "어느 당이든 한 정당이 대통령과 의회를 모두 차지하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외신종합=국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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