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비싼 돈 너무 험하게 쓴다

우리나라의 화폐 품질은 우수한데도 오용으로 폐기하는 화폐량은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화폐 제조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만큼 화폐를 소중히 다루는 자세가 절실하다고 한국은행은 말했다.

▲화폐 폐기 크게 늘어나=올들어 10월까지 대구.경북에서 못쓰게 돼 폐기된 화폐는 금액으로 4천211억원 어치, 5t트럭 18대분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천656억원에 비해 58.5%나 증가한 것으로, 지난해 10~12월 석달동안 Y2K 문제에 따른 일시적인 화폐수요 증가에 대비해 화폐소각을 억제했다가 올해초 실시한 것을 감안하더라도 크게 늘어난 액수다.

지역의 화폐폐기 규모는 98년 4천277억원이었다가 99년 3천22억원으로 29.3% 감소했었다.

전국적으로는 올들어 10월까지 3조6천231억원을 폐기, 지난해 같은 기간의 2조2천183억원에 비해 63.3% 늘어났다. 98년 한해동안엔 3조2천32억원을 폐기했다가 99년 2조4천248억원으로 24.3% 감소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폐기된 화폐만큼 새로 제조하는데 연간 지역에서 58억원, 우리나라 전체로 1천억원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품질은 상대적으로 우수해=우리나라 화폐의 품질은 주요 선진국보다 우수하다는 게 한국은행 설명.

접었다 폈다를 반복해서 몇번이나 견딜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내절도에서 우리나라 화폐는 2천600번으로 독일의 3천300번에 이어 세계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은 2천500번, 캐나다 1천500번, 영국 1천번 등이다.

그러나 화폐 평균수명은 이들 나라에 비해 훨씬 짧다.

98년 기준 우리나라 1천원권의 평균수명은 17.5개월, 5천원권은 21개월, 1만원권은 46.6개월 정도다.

반면 미국의 경우 1달러권 수명이 18개월에 이르는 것을 비롯해 5달러 15개월, 10달러 18개월, 20달러 24개월, 50달러 60개월, 100달러 112개월 등으로 우리나라보다 훨씬 길다.

▲동전 사장률도 높아=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동전의 사장률도 높다. 현재 발행된 동전은 10원이상 주화를 기준으로 110억개. 국민 1인당 230개를 가질 수 있는 수량이지만 상당량이 서랍이나 저금통에서 잠자고 있다고 한국은행은 말했다.

▲깨끗이 사용하는 습관 익혀야=화폐를 잘못 사용하는 예로 아무렇게나 구겨 주머니에 넣는 경우, 일부러 찢는 경우, 화폐를 메모장으로 쓰는 경우, 장판 밑에 감춰 보관하는 경우 등이 많다고 한국은행 대구지점은 분석했다.

지갑이나 전대에 넣어 사용하는 습관이 절실하다는 얘기다. 특히 시장이나 음식점 등에서 소중히 다뤄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상훈기자 azzz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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