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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벽면에 남은 세월의 흔적들 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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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기 '설화'연작 개인전

12일까지 대구문예관

때로 시골 동네를 가다보면 벽면에 아직도 '범죄없는 마을'이라는 고딕 양식의 글이 낙인처럼 찍힌 곳이 있다. 70년대부터 시작된 새마을운동의 흔적이. 잘 살아보자는 의식이 집단 최면처럼 전국을 휩쓸면서 활기찬 사회 분위기를 띠나 그 이면에 도사린 몰개성적, 전제적 기운의 음습함을 느낄 수 있다.

12일까지 대구문예회관(053-652-0515)에서 전시회를 갖는 이봉기씨도 벽에 대한 느낌이 남다르다. 그의 '설화' 연작들은 마포 위에 아크릴과 혼합재료로 벽의 이미지들을 때로는 어지럽고도 거친 선과 붓질, 때로는 단아하면서도 낡은 듯한 질감으로 표현하고 있다. 우연히 마주치는 낡은 벽면은 지난 세월의 흔적과 알 수 없는 긁힌 자국, 얼룩 등 무언가 많은 것을 이야기한다. 작가는 바로 그러한 느낌을 작품으로 옮겼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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