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시의회 삼성·정치권 방문

9일 삼성 기업구조조정본부를 방문한 대구시의원들은 삼성본관 26층 회의실에서 김징완 대표이사 부사장 부사장 등과 만나 상용차 퇴출 이후에 따른 삼성측의 입장변화를 촉구했지만 이렇다할 성과를 얻지는 못했다.

○…유병노·이상기·강성호 의원과 구자동 경제교통 전문위원은 "상용차 퇴출로 협력업체의 도산과 실업, 지역 장치산업의 몰락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격앙된 대구정서에 대해 이미 언론보도를 통해 잘 알고 있지만 적자기업을 그대로 방치할 수 없는 기업 입장도 이해해 달라"고 밝혔다.

그러자 시의원들은 "현재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삼성제품 불매운동이 벌어지고 있다"며 "삼성이 주장하는 경제논리와 지역의 반 삼성 움직임을 경제적 불이익 측면에서 비교, 어느 쪽이 더 손실이 큰가를 생각하라"고 주문했다. 특히 강 의원은 "시민운동 열기가 국채보상운동과 연관지을 수 있을 만큼 커져가고 있다"며 "삼성측이 안일하게 대처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대표이사는 "고용승계 부분에 대해서는 직원들이 원하는 희망부서를 조사한 후 계열사의 협조를 구해 전원 발령을 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혀 수용의사를 비췄다. 그러나 삼성상용차 협력업체 지원이나 대체산업 조성문제는 "이렇다할 연구를 아직 하지 못했다"며 난색을 표시했다. 유 의원은 "상용차 퇴출 이후 대체산업 조성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대구의 미래가 걸린 만큼 성의를 보여 달라"고 요구했지만 뾰족한 대답을 듣지 못했다.

○…대구시는 삼성상용차 퇴출 이전부터 직·간접 채널을 통해 삼성측과 협의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삼성 기업구조조정본부 관계자는 "상용차 퇴출과 관련해 여러 경로를 통해 대구시와 협의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으며 이날 오전에도 문희갑 대구시장이 삼성생명 이수빈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본사 방문에 앞서 시의원들은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대구지부장인 이해봉·장태완 의원을 잇따라 만나 정치권의 협조를 당부했다.

이 의원은 "이번 상용차 퇴출조치는 대구를 배신한 행위와 다름없어 불매운동이라도 벌여야 한다"면서도 "퇴출 이후 대체산업 조성 등 삼성측으로부터 실익을 얻는 방안도 병행해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지부장은 "내주 13,14일께 대구지역 의원 전원이 삼성 기업구조조정본부를 항의 방문하겠다"고 덧붙였다.

장 의원은 "퇴출에 대해 항의만 할 것이 아니라 대체산업으로 실현가능한 카드를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삼성상용차 퇴출에 대한 시민들의 격앙된 분위기를 당에 보고한 뒤 지원방안을 당 차원에서 모색토록 건의하겠다"면서 "다음에는 당 대표와 정책위의장과 면담을 주선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자리를 함께한 민주당 박상희 의원은 "미주실업이 삼성자동차에 투자해 50억원의 손해를 봤다"며 "삼성이라면 이가 갈린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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