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팜비치' 수작업 재개표 결정

○…플로리다 주 팜비치 카운티 선거관리 당국이 현지시간 12일 새벽 카운티 전체 투표에 대해 수작업 재개표를 실시키로 결정함에 따라 미국 대선 위기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전면 수작업 재개표 결정 = 팜비치 중 4개 투표구에 대해 수작업 재개표를 끝낸 선거 당국은 12일 새벽 2시 기자들 앞에 모습을 나타냈다. 그리고는 위원들이 2대 1로 수작업 재개표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에앞서 선관위 찰스 버튼 위원장은 카운티 전체 투표에 대해 '기계'를 사용한 2차 개표 결과, 고어가 36표를 추가 확보한 반면 부시 후보는 3표가 줄었다고 말했었다. 그러나 카운티 전체 유효표의 1%에 해당하는 4개 투표구에 대한 수작업 재개표 결과, 또 달라졌다는 것.

이렇게 전체 투표의 1% 재검표에서 19표나 차이가 났음을 감안하면, 카운티 전체로는 그 100배에 해당하는 1천900표의 차이가 날 수도 있다는 것이 수작업 재검표 결정의 배경이다. 문제 제기는 개표위원 캐럴 로버츠가 제기한 것으로 밝혀졌다.△전면 수작업 개표 성사될까? = 부시측은 이미 연방법에 따라 팜비치 카운티는 물론 플로리다주의 다른 3개 카운티에서 재개표할 수 없도록 소송을 제기해 놓고 있다. 이 소송에서 부시측이 승리하면 선거관리 당국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전면 수작업 개표는 실시되지 않을 수도 있다.

부시측 소송에 대해서는 13일 오전 9시30분 심리가 예정돼 있다.

재개표 결정이 나오자 부시측은 강력히 항의했다. 그러나 고어측은 부시측의 소송 취하를 요구하면서 희망에 부풀어 있다.

○…플로리다 재개표 논란의 초점은 구멍뚫기(펀치)식 투표지의 뚫은 구멍 부스러기이다. 유권자가 투표지를 투표기에 넣고 후보를 선택하면 용지에 직사각형의 구멍이 생기며, 이를 컴퓨터 집계기가 읽어 들여 득표 수를 계산하게 돼 있는 것. 그러나 이 뚫린 구멍의 부스러기가 투표지에서 떨어지지 않고 조금이나마 붙어 있으면 집계기가 그 파악에 헷갈려 합산하기도 하고 버리기도 한다는 것이다.

팜비치에선 1만표 가량이 후보를 선택하지 않은 것으로 집계돼, 천공 부스러기가 그 혼란의 주범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때문에 사람이 판단하는 수작업을 하면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이런 펀치식 투표는 관리 비용이 저렴, 미국 투표구의 3분의 1 이상이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부스러기라는 단점 때문에 선거철 마다 논란거리가 돼 왔다. 오하이오 주에서는 이런 논란을 없애기 위해 사각형의 네 귀퉁이 중 3개가 떨어져 있어야만 천공부스러기를 떼어낼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편 플로리다 선거와 관련해서는 아직 개표되지 않은 부재자 투표에 대해서도 갖가지 예상이 난무하고 있다. 플로리다의 해외 부재자는 약 5천명정도 될 것으로 USA투데이 신문은 추산했다.

먼저 역대 선거에서는 공화당이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온 것으로 나타났다. 4년 전 대선에서는 주 전체 득표에서는 클린턴이 이겼지만 부재자에서만은 공화당 돌 후보가 승리했다. 1992년 선거에서도 클린턴이 이겼지만 부재자에선 부시 당시 대통령이 58%를 차지해 이겼고, 그 4년 전 투표에서도 부시 후보가 72%를 득표했다.그러나 이번 선거는 워낙 접전이어서 다르다는 관측도 있다. 한 교수는 공화당 쪽이라 믿는 군인 보다는 민간인이 6배나 많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또 "올해 경우 처음으로 유대계가 부통령에 출마해 이스라엘에 살고 있는 미 시민권자들의 표가 4년 전 보다 많이 올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의 한 운동원은 "이스라엘 거주 플로리다 투표권자는 모두 120∼200명"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 거주 미국 투표권자는 총 10만여명이다.

○…이런 가운데 클린턴 대통령은 고어에게 은근히 힘을 실어주고 있다. 그는 10일 고어에게 전화를 걸어 "(플로리다에서도) 승리할 것이다. 계속 밀고 나가라"고 격려했다. 또 11일 주례 라디오 연설에서 "플로리다에서 전개되고 있는 일은 미국의 분열 조짐을 엿보이는 것이 아니라 토론이 갖는 생명력을 보여주는 것이다. 인내하면서 결과를 기다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해 시간이 더 필요한 고어 쪽에 힘을 실어줬다.

정작 이 '세기적 드라마'의 공동 주연을 맡고 있는 고어는 현지시간 11일 영화 구경을 즐기는 여유를 보였다. 리버맨 부통령 후보 및 부인들을 동반한 그는 부통령 관저 인근의 영화관을 찾아 로버트 드 니로가 주연한 '신의의 사람'을 관람했다.외신종합=국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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