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인내키 힘든 중국대사 발언

우다웨이(武大偉)주한 중국대사의 외교관으로서는 적절치 못한 발언이 또 말썽이다. 우다웨이 대사는 지난번 달라이 라마 방한(訪韓)문제가 거론됐을때 "달라이 라마가 한국에 온다고해서 양국이 단교 까지야 가지 않겠지만…"이라고 위협을 가하는 듯한 발언을 한 바 있다. 그런 '우'대사가 16일 한국언론재단 초청 조찬강연에서는 "달라이 라마는 종교라는 외투를 쓰고 티베트 독립을 주창하고 있으며 그의 노벨평화상수상은 노벨평화상에 대한 우롱"이라고 말했으니 문화적, 종교적 차원에서 순수하게 달라이 라마 방한을 기대해온 우리로서는 참으로 듣기 거북하다.

우다웨이 대사는 한국과 대만의 민항기 운항 재개 움직임에 대한 질문을 받고서는 "국가 주권에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사전에 중국정부와 협의할 필요가 있다"도 했다. 민항기 운항 재개는 우리의 주권 사항이지 중국이 개입할 성질의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우다웨이가 이러쿵 저러쿵 하는 것은 자기나라 주권을 지키기 위해 남의 주권은 짓밟아도 좋다는 이기적 발상에 다름 아니다. 우리는 우다웨이 대사의 이러한 발언들이 외교관으로서 적절치 못한 것임을 지적치 않을 수 없다. '우'대사는 "미국과 영국이 티베트 독립 획책의 장본인"이라고도 했고 혼란에 빠진 미국 대선에 대해 "자기의 발전모델과 이데올로기를 남에게 강요하는 것은 언제나 실패하기 마련"이라고 직설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우다웨이의 말이 설령 맞다고 치더라도 외교관으로서 과연 이런 식으로 '막말'을 해도 되는 것인지 의문스럽다.

그는 또 주한 미군의 장래 문제에 대해서도 "미국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후 군대 주둔 정책을 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아무리 '개인적'이란 전제를 달고한 발언이라고는 하지만 남북한과 미.일.중.소 4강의 이해가 민감하게 걸린 문제에 대해 일개 대사의 신분으로 이처럼 '거침없이' 말할 처지는 아니라고 본다. '우'대사는 그동안 "탈북자 문제는 어디까지나 중국과 북한의 문제"(99.9.2) "일본과 미국에 수출한 꽃게에는 아무 문제가 없는데 왜 한국시장에서만 납이 나오느냐"(2000.9.8)등 외교관의 자질을 의심케 하는 발언을 계속해 왔다.

그런만큼 우다웨이의 16일 발언도 어쩌다가 잘못된 '표현상'의 실수가 아니라 계산된 고의적 발언이라 생각된다. 아무리 남북관계 개선에 중국의 역할이 크다고 하더라도 마치 과거의 청국 칙사처럼 방약무인한 우다웨이의 언행을 어디까지나 인내할 것인지, 정부의 대응방안이 기대된다. 한.중간의 더욱 긴밀한 우호관계를 위해서도 양국이 호혜와 존중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것을 재삼 부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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