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능시험 성적이 중상위권은 10~20점 오르고, 만점자도 무더기로 쏟아지는가 하면, 380점 이상 득점자도 2만명이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올해 대입에는 특차 경쟁이 치열해져 합격선이 치솟고, 하향 지원 등 눈치작전이 극심해질 것으로 보여 큰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이같은 '고득점 인플레' 현상은 수능의 변별력을 잃게 했을 뿐 아니라 '무용론'이 제기될 정도이며, 진학 지도에도 심각한 혼선을 불러 '과연 국가시험으로서의 자격이 있는지'도 의문스럽게 만든다. 이런 상황에서는 대학 입학이 실력보다는 요행에 의해 좌우될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
학생들의 입시 부담을 덜고, 사교육비를 줄이며, 학교교육을 정상화하는 것이 '열린 교육'의 기본 취지임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수능을 왜 치르는가 하는 근본문제에 대해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 대학은 기본적으로 학문을 하는 곳이므로 대입의 일차적 기준은 학업 능력이어야 한다. 그런데도 상위권 학생들은 불과 몇 문제 차이로 당락이 좌우되고, 동점이 많은 중상위권 학생들은 눈치작전으로 대학을 선택하는 등 운과 요행이 실력을 대신하게 된다면 정말 큰 문제다.
더욱이 이번 수능시험에서 어려운 문제보다 쉬운 문제에 더 높은 배점을 해 변별력 떨어뜨리기에 부채질을 했는 것은 상식 밖의 평가방식이다. 또한 제2외국어 시험이 너무 쉬워 '이런 시험을 왜 치르느냐'는 소리까지 나오는 형편이어서 외국어를 잘 하는 학생에게 가산점을 주자는 취지를 무색케 하지 않았는가.
이런 추세라면 내년도에는 더욱 큰 문제가 발생할 것은 뻔한 일이다. 수능 성적을 9등급으로 나눠 반영하되 대학 모집 단위에 따라 영역별 성적을 중시하게 될 2002학년도 대입에선 그 비중 자체가 낮아지고, 수능 성적 위주로 뽑는 특차도 없어지며, 수행평가 등을 포함한 학생부 성적의 비중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특히 수행평가와 학교성적 평가의 공정성에 대한 의구심과 신뢰감 저하는 벌써부터 문제점으로 떠오르고 있지 않은가.
수능시험 문제를 쉽게 내는 것은 근래에 적지 않은 대학들이 학업 능력과 무관한 기준으로 학생을 뽑는 추세와도 관련이 있을 것이다. 유수한 대학마저 특별전형으로 연예인 등을 입학시켜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고 대학에 가는 풍조를 조장한다면 자성해야 한다.
대학 입시가 혼란에 빠지면 학생.학부모는 물론 대학도 피해를 입게 된다. 혼란을 가속화하고 있는 대입 평가기준을 바로잡고,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불안을 덜어줄 보완대책이 시급히 마련돼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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