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대 미국 대통령을 결정할 플로리다주의 최종 개표 결과 조지 부시 공화당 후보가 앨 고어 민주당 후보를 537표 차이로 승리했다고 플로리다 주정부가 26일(이하 현지시간)발표했다.
캐서린 해리스 플로리다주 국무장관은 이날 수작업 재개표 결과 접수 마감 후 2시간 반만인 저녁 7시30분(한국시간 27일 오전 9시30분)께 주도인 탤러해시에서 선거 결과 인증식을 갖고 부시 후보가 플로리다주 선거에서 승리, 선거인 25명을 차지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19일째를 맞고 있는 재개표논란에 종지부가 찍힌 것은 아니다. 부시가 승리를 주장하며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를 압박할 수 있는 근거는확보됐지만 아직 주법원과 연방 대법원에서의 법정공방이 남아있다. 고어측은 플로리다주 법에 근거해 해리스 장관이 인증해 발표한 선거결과에 이의를 제기하는 소송을 주법원에 제기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고어측은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가 수작업 재개표를 중단하고 팜 비치에서는 '보조개 투표(dimpled ballot)'를 가산하지 않은 점등을 문제삼아 인증 개표결과에이의를 제기한 상태이다.
연방 대법원에서는 부시측의 항소를 받아들여 내달 1일 심리를 갖고 3일 이전에판결을 내릴 예정이나 대법원의 판결이후에도 양측의 법정공방이 계속될 가능성이높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플로리다가 두 후보의 법정공방으로 법으로 규정된 내달 12일까지 선거인단을뽑지 못하면 연방헌법에 따라 주의회가 개입해 플로리다에 배정된 25명의 선거인단을 확정할 수도 있다.
플로리다 주의회의 상하원은 모두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으며 내년 1월 개원이전에 특별회의를 소집해 부시측에 유리한 선거인단을 뽑을 수 있다.
만약 플로리다주 선거인단 25명이 무효로 처리되면 과반수의 기준을 어떻게 정해야할 것인지가 양측이 대통령 자리를 걸고 벌이게 될 논란거리가 된다.
전체 선거인단 538명을 기준으로 하면 두 후보 모두 과반수를 확보하지 못함으로써 대통령 선출권이 하원으로 넘어가게 되고, 전체 선거인단에서 무효처리된 25명을 제외한 513명만을 기준으로 할 때는 고어가 267표를 확보해 대통령에 당선되는상황이 벌어진다.
지난 1872년 대선에서는 의회가 무효화한 아칸소와 루이지애나의 선거인단이 과반수 산정에 포함됐으나 당시에는 율리시스 그랜트가 이들 2개주의 선거인단 수를제외하고도 전체 선거인단의 과반수 이상을 확보해 이 문제가 논란이 되지는 않았다. 하원이 대통령 선거를 갖게되면 각 주에서 1표씩만 투표권을 행사해 과반수를확보하는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다.
공화당측은 현재 28개주에서 과반수 이상을 확보하고 있어 하원표결로 넘어가면부시의 당선확정이 확실시되고 있다.
#플로리다주 재개표 문답풀이
▲플로리다 사태의 시발점은.
주내 약 600만 유권자의 투표를 개표한 결과, 부시 후보가 아주 근소한 차이로 고어 후보를 앞지른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주 선거법에 따른 기계에 의한 재개표가 자동적으로 이뤄지게 됐다.
이 과정에서 팜 비치 카운티에서 사용된 투표용지가 고어 후보를 지지하는 일부유권자들에게 혼동을 유발, 개혁당의 팻 뷰캐넌 후보에게 기표하거나 두 후보 모두에게 기표해 무효표가 되게 했을 가능성이 있는 이른바 '나비형' 투표용지등 여러가지 문제점들이 드러났다.
여기에 뒤늦게 도착한 많은 부재자투표가 무효표로 처리되면서 부시 진영은 민주당측이 부시 후보를 지지하는 군인 표의 제외를 시도한다고 주장하기에 이르렀다. 고어 진영은 팜 비치, 브로워드 및 마이애미-데이드 등 3개 카운티에서 기계로검표된 투표를 수작업으로 다시 검표할 것을 요구, 팜 비치와 브로워드에서는 검표가 계속 또는 완료됐으며 마이애미-데이드에서는 주 대법원이 정한 시한인 26일 오후 5시(현지시간)까지 작업을 완료할 수 없다는 이유로 검표를 중단했다.
▲수작업 재개표에 관한 플로리다주 선거법과 고어-부시 진영간의 이견은.
--플로리다주 선거법은 후보들이 수작업 검표를 요구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있으며 3명으로 구성된 카운티의 개표위원회가 그 이행여부를 결정할 권한을 갖는다. 개표위원회는 카운티내 투표의 1%에 대해 검표를 실시한 후 당초의 개표결과가 선거에 영향을 미칠 만큼 잘못됐음이 확인될 경우 카운티 전체의 투표에 대한 재개표를 실시한다.
플로리다주의 최고 선거책임자인 해리스 장관은 당초 수작업 검표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고 밝히고 선거 후 1주일 후인 지난 14일 오후 5시까지 개표 결과를 보고토록 했다.
그러나 주 대법원은 지난 21일 수작업 검표를 허가하고 해리스 장관에게 26일오후 5시까지 접수되는 검표 결과를 수용하도록 명령했다.
이에 대해 공화당측은 주 선거법을 다시 쓴 것이라며 격분한 반면 민주당측은수작업 검표를 허가한 대신 해리스 장관에 대한 보고 시한을 설정함으로써 주 선거법의 상반된 두 부분을 조화시킨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26일 현재의 진행상황은.
수작업 재검표를 실시한 팜 비치, 브로워드 및 마이애미-데이드 등 3개 카운티는 주 대법원이 정한 시한인 오후 5시 현재까지의 재검표 결과를 해리스 장관에게보고했다.
이에 따라 해리스 장관은 부시 후보가 주에 배정된 25명의 선거인단을 차지하는승자임을 인증했다.
그러나 고어 후보측의 변호인들은 "승리한 후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문제의 공직에 정당하게 임명 또는 선출된다"는 증거가 있을 경우, 법원이 재검토할 수 있도록 한 주 선거법에 따라 해리스 장관의 인증에 이의를 제기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어문제는 계속될 전망이다.
여기에 미 연방 대법원은 지난 24일 플로리다주 대법원의 수작업 검표 결과 인정 판결을 파기해 달라는 부시 후보측의 청원을 오는 12월1일 심리키로 결정했다.
▲미 연방 대법원이 심리할 사건은.
연방 대법원은 통상 주 대법원이 주 법에 대해 내린 해석과 관련한 사안에는관여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번 플로리다 사태는 헌법과 연방법과도 관련이 있다. 헌법 제1조 2항은 "각 주는 입법부가 정한 바에 따라" 선거인단을 선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연방법 제3장 5항은 주의 선거인단은 선거일 전에 시행된 법에 따라 선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부시 후보의 변호인들은 플로리다주 대법원의 판결이 주 선거인단 선정방법에관한 주입법부의 헌법적 권한을 박탈한 것이며 기존 주 법에 들어있지 않은 새로운인증시한을 정함으로써 부적절하게 새로운 선거 규칙을 제정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고어 후보의 변호인들은 플로리다주 대법원이 주 법을 해석하는 정상적인사법절차를 밟은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플로리다주 의회의 역할은.
주 의회는 헌법에 따라 선거인단 선출방법을 결정할 권한을 지닌다.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플로리다주 의회는 연방 대법원에 이번 사건을 제기해주 사법부가 입법부의 영역을 침범했다는 부시 진영의 주장을 뒷받침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주 의회는 이밖에 만일 오는 12월12일까지 선거인단이 선정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자체적으로 선거인단을 선정하거나 기타 다른 방법으로 개입할 가능성에대해 검토하고 있다.
연방법 제3장 2항은 주가 선거인단 선정에 실패할 경우, 주 입법부는 자체적으로 선택한 방법에 따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이를 위해 플로리다주 의회는 상.하 양원의원 5분의 3의 동의 또는 상.하 양원의장의 합의로 특별회의를 소집할 수 있다.
▲선거인단 선정 마감과 그후 발생 가능한 사태는.
선거인단은 오는 12월12일 선정이 완료돼 6일 후인 18일 모임을 갖고 대통령선출을 위한 요식적인 투표를 하도록 되어 있다.
그후 연방 의회는 내년 1월5일 상.하 양원 합동회의를 열어 선거인단의 투표결과를 인준하는 형식적인 절차를 밟게 되나 이번의 경우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만일 플로리다주의 선거인단 선정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될 경우, 상원의원 또는하원의원들이 선거인단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선거인단 투표를 무효화함으로써 대통령선거가 하원으로 넘어갈 수도 있으나 이러한 이의 제기는 상.하 양원의 다수의동의가 있어야만 성공할 수 있다.
또 선거인단 선거에서 어느 후보도 과반수를 얻지 못할 경우, 헌법에 따라 하원이 대통령을 선출하게 되어 있으나 과반수가 전체 선거인단 538명의 절반이 넘는 270명을 의미하는지 아니면 각 주와 의회가 인증한 선거인단의 절반 이상을 의미하는지는 확실치 않다.
하원이 대통령선거를 실시할 경우, 각 주의 대표가 1표씩을 행사하는 가운데 과반수의 득표자를 대통령으로 선출하게 되는데 현재 공화당은 50개주의 대표중 28명을 장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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