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예결특위는 4일 장재식(張在植) 예결위원장의 '메모 파문'을 일단락짓고 101조300억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 심의를 재개했으나 정부 예산안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성토가 잇따라 논란을 벌였다.
이날 회의에서 야당 의원들은 물론 일부 여당 의원들도 정부원안 고수라는 당 방침과는달리, 내년도 경제가 불투명한 점 등을 들어 정부안이 과도하게 편성된 것이라고 주장하는 등 공세를 펴 눈길을 끌었다.
민주당 송석찬(宋錫贊) 의원은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은 경제성장률을 9%로 예상하고 잡은 것"이라며 "경제의 불안정성이 날로 높아져가고 있어 내년도 거시경제지표의 달성이 매우 어렵게 됐다"고 지적한 뒤 세입 확보 대책을 물었다.
같은 당 이호웅(李浩雄) 의원도 "내년 경제성장률이 5%대, 아니면 더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경제연구소의 예상 결과가 나오고 있다"면서 "예산안 편성시 기준 지표가 무엇이며 기준 설정은 누가 하느냐"고 따졌다.
한나라당 김일윤(金一潤) 의원은 "내년도 정부 예산안은 팽창예산인데다 절름발이 예산"이라며 "내년도 예산안이 올해 예산에 비해 9%나 증가, 예상 경제성장률보다 높게 책정돼 있을 뿐 아니라, 생산적 투자는 줄이고 인기 영합적인 지원성, 경직성 지출만 크게 늘렸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자민련 김학원(金學元) 의원은 "사회간접자본(SOC) 투자가 올해에 비해 0.1%밖에 증가하지 않은 것은 건설단가 상승 등을 고려할 때 오히려 축소된 것"이라며 "SOC 투자 확대를 통한 경기부양 촉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나라당 김문수(金文洙) 의원은 "오늘 저녁 여의도 63빌딩 중국집에서 예결위원들이 식사를 하기로 돼 있는데 나는 별로 찬성하지 않는다"면서 "나라가 어렵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김 의원은 이어 "통일부는 전체 간담회의 69.4%를 호텔에서 열고 평균 식대도 7만1천여원이나 된다"고 밝히고 "잘 나가는 곳, 높은 곳에서 이렇게 하는데 우리나라의 문제점이 있다"며 "계속 이렇게 행사를 할 것이냐"고 물었다.
한편 이에 앞서 민주당 정균환, 한나라당 정창화 총무는 4일 박살메모파동에 대해 장재식 위원장이 정중히 사과하고 중립적인 회의진행을 약속하는 선에서 예결위를 정상화 시켰다.
장 위원장은 예결위 회의장에서 한나라당 김용갑 의원을 만나 "미안하게 됐다. 용서하라"고 사과했고 김 의원도 이를 흔쾌히 수용했다. 장 위원장은 또 예결위 회의진행에 앞서 "본의는 아니었으나 결과적으로 위원회 운영에 부담을 준데 대해 진심으로 유감을 표명하며 앞으로 위원회를 중립적 입장에서 원만히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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