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사형선고를 받았으며, 다만 그 실행이 연기된 상태일 뿐이다. 보람있게 남은 생을 살아여 하며, 죽음의 순간을 최대한 연장시키려 노력해야 한다". 영국의 극작가 오스카 와일드의 말이다.
그것처럼 사람은 언젠가는 늙고 죽어야 한다. 그것이 자연의 이치. 사람은 25세를 정점으로 늙기 시작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늙는 것을 최대한 늦추고 병드는 것을 막으려 노력하는 것일 뿐.
유전적 요인에 따라 다르지만, 사람의 수명은 대체로 85~125세 정도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125세 이상 살 수 없지만, 누구든 85세까지는 살 수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보약이나 건강식품으로 노화의 시계를 멈추게 할 수는 없다. 건강 장수법은 간단하다. 세포를 늙고 병들게 만드는 유해산소와 스트레스를 피하고, 노화를 막아주는 항산화제를 골고루 먹고, 적당한 운동을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11회에 걸쳐 얘기해 온 것을 정리하는 것으로 이번 시리즈를 마친다.◇소식하라=음식물이 에너지원으로 만들어지는 대사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유해산소가 발생한다. 적게 먹으면 불필요한 대사 과정이 줄어 들어 유해산소 발생량도 줄 것이다. 음식물 섭취를 줄이면 당이나 단백질 대사 효소에도 영향을 줘 노화를 늦추고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 가장 효과적인 소식은 평소 식사량의 30%를 줄이는 것이다.
◇금연하라=담배는 노화를 촉진하는 마약이다. 그 연기에서 나오는 타르는 암을 일으킨다. 연기와 직접 접촉되는 구강·식도·폐·기관지 암의 90%는 흡연 때문에 생긴다. 직접 접촉하지 않는 자궁경부·췌장·방광·신장·위장·조혈조직 등의 암 발생률도 비흡연자에 비해 1.5~3배 높다.
니코틴은 자율신경계를 자극, 혈중의 유리 지방산과 몸에 해로운 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킨다. 반면 동맥경화를 예방해 주는 고밀도 지단백은 감소시킨다. 담배를 끊지 않고서 장수하길 바라서는 안된다.
◇스트레스를 줄여라=과도한 스트레스는 비타민을 고갈시켜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유해산소의 공격에 우리 몸을 무방비 상태로 노출시킨다. 또 부신피질 호르몬에 영향을 줘 항체 생산을 감소시킨다.
스트레스는 당뇨병과 고혈압도 부른다. 간에 저장돼 있던 당을 배출시키고 혈당을 제거하는 인슐린의 작용을 방해하는 아드레날린의 분비를 증가시킨다. 그 결과 혈당을 상승시켜 당뇨병의 원인이 되게 한다. 또 심장이 빨리 뛰고 혈압이 올라가도록 해 고혈압을 부르고, 위장의 움직임을 느리게 해 과민성 대장증후군과 소화불량을 유발한다.
◇항산화제를 골고루 먹자=항산화제는 노화를 일으키는 유해산소를 없애주고 손상된 세포를 수리해 준다. 토코페롤(비타민E, 곡류배아나 짙은 녹색야채), 비타민C(열무·풋고추·피망·시금치·딸기·오렌지·귤), 조효소Q(정어리·고등어·시금치·양파), 베타카로텐(당근·시금치, 달걀 노른자, 유제품, 동물의 간, 생선 기름), 알부민·요산, 셀레니움(통밀빵, 새우·조개류, 동물의 간, 해조류, 생선), 플라노보이드(과일껍질, 녹차)를 골고루 먹어야 한다.
특히 녹차에 들어있는 카테킨 성분과 플라노보이드, 비타민C는 강력한 항암 작용을 하며 노화를 예방한다.
◇적당한 운동을 하라=과도한 운동은 노화를 촉진하는 유해산소를 발생시킨다. 그러나 적당한 운동은 면역력을 높이고, 당뇨·고혈압·동맥경화 같은 성인병을 예방하고 암 발생률을 낮춘다.
무거운 역기를 드는 저항운동, 전력 질주 같은 무산소운동 보다는, 걷기·달리기·수영, 자전거타기 같은 유산소 운동이 권장된다. 적당한 운동이란 주 3~5회 '약간 힘든다'는 강도로, 매회 30~50분 동안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을 말한다.
◇호르몬 보충요법을 고려하라=노화는 성호르몬, DHEA, 성장호르몬, 멜리토닌과 깊은 관련이 있다. 나이가 들면 이들 호르몬 분비량이 줄면서 노화현상이 생기고 피로하고 활력이 떨어진다. 미국 등지에서 유행하는 호르몬 보충요법은 부작용 없도록 잘 사용하면 노화를 지연시키는 유망한 방법이 될 수 있다. 호르몬제를 사용할 때는 반드시 전문의 지시를 따라야 한다.
〈계명대 의대 가정의학과 dhkim@dsmc.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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