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신년 공동사설에서 국가경제력을 높이는것보다 더 중대한 과업은 없다고 강조하면서도 제국주의와 대결이 계속되는 한 '선군(先軍)혁명노선'이 지속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경제력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꼽으면서도 이에못지 않게 선군혁명노선을 강조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이와 관련, 조선중앙방송이 지난 1일 '세기의 영광을 노래한다'라는 제목의 정론에서 국가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선군혁명노선이 나오게 된 배경에 대해 거론해 눈길을 끌고 있다.
선군혁명 노선은 '닭이 먼저인가 달걀이 먼저인가'라는 쟁점없는 논쟁과 그 태생이 비슷한데, '국가 보위'와 '민생 안정'이라는 극에서 극을 달리는 두 가지 목표가운데 국가 보위를 선택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 방송에 따르면 구체적인 시기는 확인되지 않지만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는 "지금 어떤 피 값을 치르더라도 조국을 지키고 봐야 한다. 나라를 지켜내기만 하면 생활을 푸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망국노가 되겠는가, 자주적 인민이 되겠는가. 오늘 문제는 이렇게 섰다"고 말했다.
국가경제력 배양보다 군사력 강화에 눈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던 가장 큰 이유는 사회주의가 붕괴되고 있는 가운데 핵·미사일 등을 중심으로 한 서방 국가들의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는 등 '대북(對北)공세'가 심했던 상황이 꼽히고 있다.
이 방송은 김일성 주석 사후 어려웠던 상황에 대해 "세계 제국주의 강대국들과 단독으로 맞서 우리 최후의 결판을 보아야 했던 나날"이었다고 회고하면서 김 총비서의 잦은 군부대 시찰에 대해 "나라의 경제형편이 어렵다는 것을 몰라서 인민군대를 찾아가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러한 '위기상황'에서 민생 안정 차원의 외국자본의 유치는 1차적인 고려 대상이 아니었음을 시사하고 있다.
인류의 역사 투쟁이 '노예의 멍에'→'봉건의 사슬'→자본의 족쇄'에서 '자주성'을 쟁취하기 위해 이뤄져 왔다고 규정한 중앙방송 보도의 한 대목은 북한 당국이 제국주의 및 자본주의권 자본이 유입될 경우 국가가 뒤흔들릴 수 있다는 판단을 갖고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오늘에 와서 보면 많은 사람들이 당장 무슨 변이 날 것이라고 당황해 하며 좌절감에 빠져 있을 때 목전의 곤란이 두려워 동냥이나 하러 다니며 경제건설에만 힘을 넣었다면 제국주의자들은 벌써 우리를 몇번이나 녹여냈을(붕괴시켰을) 것이다"라고 회고한 중앙방송의 보도는 이를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그렇지만 북한은 신년 공동사설에서 선군혁명노선을 '우리 시대 혁명의 영원한 전략적 노선'이자 '사회주의 건설의 만능 보검'으로 강조하면서도 오늘 우리에게 있어서 21세기에 상응한 국가경제력을 다져나가는 것보다 더 중대한 과업은 없다고 선언, 경제력 향상에 주력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확연히 드러냈다.
특히 '올해를 21세기 경제강국 건설의 새로운 진격의 해로 빛내이자'라는 새로운 구호를 제시하기도 했다.
북한의 신년 공동사설이 이렇게 강조하고 김 총비서가 군부대에서 정초를 보낸 것은 올해 내에 국가경제력 향상과 국가보위 차원의 군사력 강화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북한 당국의 방침을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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