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내 중소도시 경로당 노인들이 칼바람 추위에 떨고 있다.
난방비 지원은 4년째 동결된 반면 기름값은 50% 이상 올라 난방비가 모자라는 경로당마다 겨우 냉기만 면할 정도로 보일러를 가동하는 등 한겨울 추위에 몸을 잔뜩 움츠린 채 생활하고 있다.
지난 96년 보일러 등유값은 ℓ당 400원. 올 12월말 현재 등유값은 ℓ당 615원. 50% 이상 올랐다. 경로당 난방비는 96년 책정된 이후 4년째 제자리. 내년도 예산도 이미 동결됐다.
경북도에 따르면 23개 시.군의 4천864개 경로당에 지원되는 난방비는 연간 25만원(월 2만원 가량). 경로당 규모에 따라 연간 15~30만원씩 도와 시.군비 등 지방비가 별도 지원된다.
그러나 이같은 지원비로는 겨울철 2개월 가량의 난방비에도 못 미친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경로당이 각종 사회단체 등 경로당 후원회에서 지원해주는 경비로 꾸려가고 있다. 12월말 현재 경로당후원회가 결성된 곳은 도내 3천293개소. 전체 32.3%인 1천571개소는 후원회 조차 없다. 결국 이들 경로당은 추위에 오들오들 떨며 겨울을 지낼 수 밖에 없다.
예천읍 백천리 경로당 김모(68)씨는 "정부 지원 난방비로는 두달만 쓰면 바닥난다. 자식들이나 청년회 등 사회봉사단체에서 후원해줘 겨우 부족한 난방비를 메꿔나가고 있다"며 "외부 후원이 없으면 경로당 문을 닫아야 할 형편"이라고 말했다.경북도는 그동안 현재 월 6만5천여원인 경로당 운영비와 난방비를 월 11만6천500원으로 인상시켜 줄 것을 중앙부처에 수차 건의했지만 예산당국이 외면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히려 지난해부터 경로당 운영비의 국비부담 70%를 50%로 낮춰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것.
경북도 관계자는 "예산이 부족해 어쩔 수 없는데다 자연부락 단위로 경로당이 계속 늘어 정부와 자치단체의 경비 지원은 한계가 있다"며 "경로당 후원회 결성을 확대하는 등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광남기자 kwonkn@imaeil.com
홍석봉기자 hsb@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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