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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이 영하로 뚝 떨어진 3일 오전 포항 중앙초등학교 운동장. 진기하면서도 씁쓸하기 짝이 없는 풍경이 벌어지고 있었다.

포항지역 고교생 학부모 1천300여명이 모여 방학중 특기·적성교육 실시를 촉구하는 시위 현장. "공부하기를 원하는 학생들이 학교로부터 내쫓김을 당하는 게 말이나 됩니까". 학부모들은 목소리를 높였다.

사태는 겨울방학을 앞둔 지난해 12월22일 포항지역 13개 일반계 고교 교장들이 특기·적성교육 전면 중단을 결정하면서 불거졌다. 전교조 포항지회가 특기·적성교육을 빙자한 보충수업 계획을 철회하고 정상적인 교육을 실시하라는 성명서를 낸 데 따른 조치.

자녀들을 학교 대신 학원과 독서실로 보내야 할 지경에 놓인 학부모들은 학교로 몰려갔지만 교장들은 "한번 내린 결정을 번복할 순 없다"며 전교조의 주장, 관련 기관의 지침 등을 내세우며 발을 뺐다. 답답해진 학부모들은 전교조 사무실로 몰려갔고 항의과정에서 급기야 계란까지 던지는 사태를 빚었다.

교장단의 특기·적성교육 중단 결정이 엉뚱하게 학부모-교사간 갈등으로 비화된 것이다. 양측 모두 주장을 굽힐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은 우려스런 일이다. 자칫 교육의 동반자가 돼야 할 교사와 학부모 사이에 깊은 불신과 감정의 골이 생긴다면 그 부작용은 만만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태의 원천적인 책임을 지고 있는 학교측과 교육당국이 정작 갈등구조에서 한걸음 뒤로 물러나 있다는 사실이 더욱 염려스럽다. 은근히 양측의 갈등을 부추겼다는 비난도 들린다. 학부모들의 시위 이후 뒤늦게 교장단이 모여 특기·적성교육을 실시하기로 했다는 소식도 있지만 한번 생긴 골은 메우기 어렵다. 처음부터 끝까지 이 사태를 지켜본 학생들의 실망과 피해의식은 치유할 방법도 없다는 게 더 큰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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