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도 산세는 산이 웅장하므로 사람이 나면 정직하고 전라도 산세는 산이 촉하기로 사람이 나면 재주가 있고…" 판소리 춘향가에 나오는 한 대목이다. 조선시대 규장각 학사 윤행임 또한 그의 팔도 인물평에서 경상도 사람을 높은 산을 의미하는 '태산교악(泰山喬嶽)' 또는 눈 속의 고독한 소나무인 '설중고송(雪中孤松)'에 비유했다. 그러니까 경상도는 지리적으로 남쪽 바닷가를 빼놓고는 전부 산으로 둘러 싸여 사람 또한 산의 심성을 닮아 곧고 굳은 의지를 가졌다는 것이다.
지역 고교 졸업생들의 서울지역 대입 지원율이 높은 이유는 지역 대학의 취업률 저조가 가장 큰 이유일 수 있겠다. 취업률 저조의 이유는 여러가지이다. 그 중 고질적인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하나가 화술의 취약함인 듯 하다. 특히 인간 관계와 리더십을 강조하는 기업들에 있어서 지역의 방언은 그 독특함으로 인해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에 대한 언어상의 장애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목소리 및 말소리를 내는 신체 활동은 태어나 자라면서 터득한다. 그러나 경상도 사투리는 그 독특한 억양 등의 언어구조로 인해 표준어가 되기 위해서 생득적(生得的)이 아니라 노력이라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래서 대구·경북의 사람들이 표준어를 사용한다는 것은 타 지역에 비해 극히 불리하다. 그것도 언어활동이 중심이 되는 직업인인 연기자들에 있어서는 더욱 그러하다.
그래서일까. 연기 경력이 짧은 연기자들 중 대구·경북 출신자의 수는 극히 미약하다. 기껏해야 영화 '불후의 명작'의 송윤아 정도이다.
그러나 대구·경북 출신의 연기 경력이 오래된 중견 배우, 특히 그 능력을 인정받는 배우는 타 지역에 비해 절대 뒤지지 않는다. 지난해 SBS 연기대상 우수 조연상을 받은 '왕룽의 대지' 이원종은 경산 남산면 출신이고, '순풍산부인과' 오지명은 대구, '허준'의 최란은 김천, '은실이'의 반효정은 청도, '전원일기' 신충식은 고령 출신으로 그야 말로 쟁쟁한 연기파 배우이다.
특히 반효정과 최란은 의리있는 배우로 그 신망이 두텁다. 그래서 인기스타와의 스케줄 조정, 출연료 등의 문제가 발생하면 감독들이 그들에게 문제 해결을 부탁할 정도이다.
그래서 연예계에서 '경상도 의리'는 인정받는다. 단지 결점은 화술의 미숙. 그것은 연기 경험의 축적으로 극복이 가능하다. 일반인도 마찬가지 아니겠는가.
대경대 방송연예제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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