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유사 광우병 환자 43명 발병

광우병의 인체 전염 형태인 '변종 vCJD(크로이츠벨트-야콥병)' 환자가 세계 전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광우병 유사 증세 환자가 수십병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보건원에 따르면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전국 40여개 대학병원에서 vCJD 발병 여부를 조사한 결과, 1996년부터 2000년 11월까지 모두 24명이 유사한 질병에 감염된 것으로 집계됐다. 1996년 1차 조사에서는 전국에서 19명의 환자가 보고됐었다.

대구·경북에서도 이같은 환자가 매년 보고되고 있는데, 계명대 동산병원 관계자는 "매년 1, 2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고, 영남대병원에서도 지난해 4월 50대 여성이 급작스런 치매증세로 입원해 6개월간 치료받다 숨졌다는 것. 대구가톨릭대병원에서도 1996년 유사 의증 환자가 입원 후 사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계명대 의대 이상도 교수(신경과)는 "갑자기 치매가 진행되고 근경련이 일어나는 등 증상이 인간 광우병과 비슷하나, 유럽 광우병과의 직접 연관은 밝혀지지 않았으며, 전염성 단백질인 프라이온(PRION)에 감염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점이 차이점"이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그러나 "치료 가능성이 없는 난치병인데다 의료진 감염 위험 때문에 뇌조직 검사를 하지 않아서 확진할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의료계에서는 "아직까지 국내에서 발병된 환자가 '변형 광우병'인지 아닌지를 뇌생검을 통해 확진한 경우가 없다"고 밝히면서도 발병사태에 대해 심각히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국립보건원 양병국 과장은 "크로이츠벨트 야콥병은 100만명당 1명이 발생하는 병으로 이번 조사와 1996년 조사를 비교 분석한 결과, 유럽에서 문제가 된 변형 크로이츠벨트-야콥병 환자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양 과장은 "그러나 국내에서도 인간광우병이 문제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보건복지부에서 감시체계 마련 등 대책을 올해에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광우병은 1980년대 중반 영국에서 처음 발견됐고, 1995년 사망한 3명의 사인이 광우병의 인체 전염형태로 알려진 vCJD인 것으로 확인돼 유럽전역이 광우병 공포에 휩싸인 바 있다.

이종균기자 healthcar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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