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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 위민 원트''미트 페어렌츠''프루프 오브 라이프'….

영화 제목이 어려워지고 있다. 웬만큼 영어 한다는 사람도 고개를 갸우뚱거릴 정도. 최근 외화들이 원제 발음 그대로를 제목으로 쓰면서 생겨난 현상들이다.

최근 들어 외화의 번역제목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프루프 오브 라이프''브링 잇 온''나인스 게이트''아트 오브 워''버티칼 리미트''쥬브나일''네임리스''레드 플래닛''패밀리 맨''언브레이커블'… . 대부분 영어 원제 그대로를 옮겨 쓰고 있다.

'왓 위민 원트'의 원제는 'What Women Want'. 사고로 여자의 속마음을 읽게 된다는 로맨틱 코미디. '여자들이 원하는 것'이란 뜻의 제목이다. '미트 페어렌츠'는 자신을 탐탁치 않게 여기는 장인어른을 만나는 한 사내의 갈팡질팡 코미디. '(애인의)부모를 만나다'는 뜻의 'Meet the Parents'가 원제.

테러범에게 남편을 빼앗긴 아내와 프로 인질 협상가의 이야기를 그린 '프루프 오브 라이프'(Proof of Life)는 '인질이 살아 있다는 증거로 보내오는 범인들의 사진이나 물건'을 뜻한다.

'페어렌츠'와 '위민''프루프' 등은 그동안 영화 제목으로 옮겨 담기 어려웠던 단어들이다. 특히 '여자'의 복수형인 '위민'은 뜻밖이다. 과거 같았으면 주저 없이 '우먼'이 됐을 단어다.

이외 산악 액션영화 '버티칼 리미트'(Vertical Limit)는 '생명체가 살 수 없는 수직 한계점'을 뜻하고, '쥬브나일'(Juvenile)은 '소년(소녀)다운'이란 의미다.

이같은 원제사용 추세는 지난해 로버트 저멕키스의 '왓 라이즈 비니스'(What lies beneath) 이후 가속화되는 느낌. 말하기도 이해하기도 어려웠던 이 제목은 호수 바닥에 잠겨져 있던 시체를 염두에 둔 제목이었다.

이처럼 원제 그대로 옮기는 것은 영어가 우리 생활에 일상화된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현상이다. 그러나 나이든 세대는 탐탁치 않은 표정. "'원초적 본능'처럼 원제의 뜻에 맞는 우리말로 바꾸는 것이 훨씬 이해하기 쉬운데 굳이 어렵게 할 것 있느냐"는 반응.

수입사의 한 관계자는 "어설프게 바꾸기 보다 원제 그대로 발음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이라며 "요즘 젊은 세대들은 쉽게 이해한다"고 덧붙였다.

김중기기자 filmt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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