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간데스크-문시장의 경북도 방문

"대구에 온 지 5년이 넘었지만 이곳 분위기에 적응하는데 애를 먹고 있어요" 일전에 대구 유수호텔의 간부들과 만날 기회가 있었다. 이때 부산출신의 한 간부가 던진 말이었다. 이때 그는 같은 경상도 출신이지만 부산에 비해서도 상대적으로 대구사람들이 덜 개방적이고 폐쇄적인 마음을 갖고 있어 사회생활이나 업무쪽 모두 어려움이 컸다고 토로했다. 그는 그러나 고무적인 말도 덧붙였다. "사주의 경영마인드도 점차 개방적인 방향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최근엔 호텔내에 타 지역의 베테랑급 전문가들을 과감하게 영입하는 것도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나 할까요"

##시대변화에 맞는 '열린 태도'

기자는 이들과의 대화에서 대구지역이 나아가야 할 바람직한 방향에 대해 어떤 암시를 받을 수 있었다. 관, 기업, 시민 모두 남의 탓만 하는 타율의식에서 벗어나 바로 자기자신부터 자기 자리에서 새 시대의 변화에 맞춰 '열린 의식'을 갖고 달라지지 않으면 안된다는 점이었다.

경기침체로 암울한 미래밖에 없을 것 같은 대구에 희망의 비전이 될 것은 모든 자리에서 전방위적으로 변화의 움직임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었다. 대구시민들에 대한 적극적인 서비스제공에 고민하고 있는 이 호텔간부의 현실인식에서 대구가 찾아야 할 가능성의 싹을 발견할 수 있었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최근 대구지역 내부의 부정적이고 비생산적인 갈등양상을 생각한다면 명실상부한 새 천년 첫 해인 2001년 벽두들어 이제 국면돌파에 도움이 되지 않는 논쟁을 넘어 무언가 '생산적이고 실천적인'지점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안된다.

9일 오후 문희갑 대구시장이 이의근 경북도지사를 방문, 대구유니버시아드 대회에 대해 협조를 요청했다는 소식이다.

##경제난 해결의 싹

그동안 양 지자체 수장이 미묘한 갈등관계에 있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 그러나 두 단체장은 지난해부터 경주문화엑스포와 대구 U대회, 월드컵 등 대규모 스포츠, 이벤트 행사와 관련, 긴밀한 협력체제를 모색하고 있어 지역민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문희갑 시장은 연초에 열린 지도급 인사들의 신년교례회에서도 대구.경북의 적극적인 협조체제 구축, 대구시와 지역기업과의 화합을 통한 발전방안을 제시, 관심을 끌었다.

사실 문 시장은 그동안 지자체 업무를 수행하면서 개발연대의 경제관료 출신으로서의 지나친 권위의식과 독단적인 업무추진으로 상당한 비판을 받아온 게 사실이다. 문 시장 자신이 인정하든 하지 않든 대구상의와의 불협화음 등과 맞물려 대구경제의 부진에 상당한 책임이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문 시장이 올들어 보여주고 있는 '열린 태도'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지자체의 발전은 단체장의 리더십에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문 시장ㅇ,ㄹ 비롯, 양 자치단체장이 화합, 협력을 모색하고 있는 점은 두 지역의 공동발전을 위해 무척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상생의 행정 펼쳐야

대구와 경북은 행정단위로 나뉘어 있기는 하지만 본래 사회, 문화, 경제적으로 뗄려야 뗄 수 없는 유기적인 한 몸체라 할 수 있다. 여러 가지 대형 프로젝트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상생의 행정을 떨치지 않는다면 자칫 '절름발이' 발전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한 바 있다.

'황금알을 낳는' 관광산업분야만 하더라도 대구는 대구대로, 또 경북도 내에서도 각 시.군들이 지자체 이기주의로 각각 행사를 기획, 대부분 실패에 그친 점을 반성의 자료로 삼아야 한다.

또 양 지자체 단체장들의 최근 화해분위기가 대구.경북의 공존공영의 거대한 초석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이것이 대구.경북의 관, 기업, 시민 모두 변화하는 기폭제가 된다면 더 이상 바랄 일 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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