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국 경제 침체국면 돌입

미국의 경제학자들은 미 경제가 올해 곧장 침체로 빠져들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성장 전망을 앞서에 비해 크게 하향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10일 공개된 관련조사 결과에서 나타났다.

학계와 금융계에서 일하는 명망있는 경제학자 50명(응답자 48명)을 대상으로 지난주 실시된 월간조사인 '블루칩 이코노믹 인디케이터'(BCEI)에 따르면 42명이 올해 성장전망치를 앞서에 비해 낮춘 반면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밝힌 케이스는 6명에 그쳤다.

이달의 BCEI는 올해 국내총생산(GDP)이 2.6%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미 경제가 침체에 빠졌던 지난 90년 여름 이후 가장 낮은 것이며 지난해 11월과 12일 조사 당시 예측된 3.4%와 3.1%에 비해서도 크게 떨어진 수준이다.

이들 경제학자는 미 경제가 급격한 확장 국면을 지난 후 빠르게 둔화되기 시작해 특히 제조업을 중심으로한 실물 부문에서 '경기 둔화만이 아닌 침체'에 빠져든 것이 아니냐고 판단하는 것이라면서 그러나 올해 곧장 침체로 곤두박질치지는 않을 것으로 대부분 내다봤다. 경제학에서는 통상적으로 2분기 연속 성장이 둔화되면 침체에 빠져든 것으로 해석한다.

BCEI 조사 책임자인 랜들 무어는 지난해 6월까지의 4분기 동안 미 경제가 평균 6.1% 성장한 반면 이번 조사결과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성장률이 고작 2.2% 정도에 그칠 것으로 예측됐음을 상기시키면서 "자동차가 평균 시속 60마일로 달리다가 갑자기 20마일로 떨어지면 사람들이 큰 변화를 느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것이 "(경제) 충돌은 아님"을 강조했다.

이번 조사에서 성장 전망을 가장 어둡게 본 UCLA(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 캠퍼스) 비즈니스 예측팀 소속 경제학자들은 미 경제가 올해 고작 1% 성장하는데 그치면서 "단기적으로 침체에 빠져들 것"으로 예측했다.

모건 스탠리 딘 위터 소속 학자들도 올해 전체를 1.1%로 내다보면서 상반기에도 성장이 1.25%에 그칠 것으로 어둡게 봤다.

모건 스탠리의 수석연구원인 스테픈 로치는 "다양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면서 앞서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긴축통화정책을 쓴 것과 고유가, 증시침체로 인한 '부정적인 부(富)효과', 그리고 닷컴 몰락 등을 거론했다.

그는 지난 몇달간 소비자신뢰가 급격히 떨어짐으로써 증시에서 투매가 줄을 이었으며 그 결과 많은 하이테크 정보통신업체들의 주가가 폭락했음을 상기시켰다.이 때문에 FRB가 최근 전격적으로 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한데 이어 추가 조치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메릴 린치의 브루스 스타인버그 수석연구원은 FRB가 오는 30, 31일의 정례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방기금금리를 0.5%포인트 추가 인하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오는 5월 이전에 같은 폭이 더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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