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두루넷 김종길 사장

두루넷 김종길(60) 사장은 의성 김씨 15대 종손이다. 얼핏 보기에는 초고속 인터넷서비스를 제공하는 21세기 정보통신회사 CEO와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경상도 사투리에 투박한 외모 또한 그렇다.

그러나 김 사장은 삼보컴퓨터, 나래이동통신을 거쳐 두루넷에 이르기까지 20여년동안 정보통신업계에서 앞서가는 최고경영자로 평가받고 있다. 오너는 아니지만 그가 맡은 기업은 업계 선두자리에 올라섰다.

김 사장은 '신바람나게 하자'는 말을 자주 한다. 고객에게 만족할만한 서비스를 해서 고객을 신바람나게 하고, 주주들에게는 이익을 돌려줌으로써 신바람나게 하는 한편 신바람나는 직장을 만들면 직원들도 신바람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정직과 성실도 강조한다. 자율과 창의, 전략적인 사고가 우선시되는 정보통신업계와 걸맞지 않는 듯이 보이지만 김 사장은 "성실한 바탕 위에서 창조와 혁신과 전략이 나온다"고 말한다. 최근 문제된 벤처기업도 도덕성 문제 아니냐고 지적했다.그가 강조하는 또 하나는 '애사심'이다. "문자 그대로 회사를 생각하는 마음이기도 하지만 그것보다도 여러 가지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회사가 모든 판단의 기준이 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두루넷은 지난 해 유동성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소프트뱅크, 삼보컴퓨터 등 대주주로부터 2억5천만달러를 유치함으로써 재도약의 계기를 마련했다. 지난 해 지키지 못했던 연내 코스닥상장도 추진하고 있다.

요즘도 김 사장은 한달에 두세 차례 고향 안동을 찾는다. 문중에서 대학 학비를 대줬다는 사실을 상기하면서 "문중에 빚을 지고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은퇴하면 종가가 있는 안동으로 돌아가 조상들의 유물관인 '운장각'을 돌보겠다는 계획이다. 정보통신업계의 잘나가는 CEO에서 '종손'의 자리로 돌아가겠다는 얘기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국내 첫 초고속인터넷 상용서비스

◆두루넷은 어떤 기업=두루넷(thrunet)은 96년 창립, 98년 7월 초고속 인터넷상용서비스를 국내 최초로 시작했다. 연말까지 75만3천명의 초고속 인터넷가입자를 확보했으며 2001년 150만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해 9월 500만달러에 사들여 화제를 불러일으킨 코리아닷컴(www.korea.com)을 오픈, 연말까지 380만명 회원을 확보했으며 전자상거래 등 유료컨텐츠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중이다. 올해 초고속 인터넷서비스사업에서 3천800억원, 전용선 임대사업에서 1천억원, 코리아닷컴 2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보컴퓨터와 마이크로소프트가 각각 14.75%와 10.48%를 가진 대주주. 현대전자 등 국내기업이 6.94%를 소유하고 있으며 나스닥시장이 16.14%, 일반법인과 기타주주가 나머지 지분을 갖고 있다.

쪾41년 안동생

쪾59년 안동사범 졸

쪾63년 고려대 경영학과 졸

쪾66년~82년 금성사(LG전자) 근무

쪾82년~93년 삼보컴퓨터 사장

쪾93년~97년 삼보컴퓨터 부회장

쪾92년~97년 나래이동통신 사장

쪾99년~2000년 메타랜드 사장

쪾97년 9월~ 두루넷 대표이사 사장

쪾95년~ 의성김씨 대종회 부회장

쪾96년~ 박약회(博約會)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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