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사찰.문화마을
"한국에는 즐길 만한 거리, 특별한 것도 없고 어딜 가나 비슷하다". 우리나라를 여행하고 떠나는 외국인들로부터 자주 듣게되는 소리이다. 이런 한국관광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관광코스에서 탈피, 지방의 문화유적을 관광시키는 코스를 많이 개발하는 것이 급선무다. 이와 함께 볼거리.놀거리 등 기반시설 확충도 서둘러야 한다.
대구.경북에도 세계시장에 선보일 만한 관광상품이 널려져 있다. 우리조상들의 얼과 발자취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박물관과 사찰, 그리고 민속마을은 내국인은 물론이고 외국인들에게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고품질의 관광상품이다.
◆박물관
그 나라의 탄생 배경과 역사, 문화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은 바로 박물관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외국도시를 여행할 때 그곳 박물관 투어를 빠뜨리지 않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물론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 관광객들도 우리 민족의 역사, 문화적 바탕을 알 수 있는 박물관을 필수 관광코스로 택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우리나라의 국립 박물관으로는 서울의 중앙박물관과 경주.대구 등 지방의 9개 박물관이 있다. 특히 경주박물관은 서울 중앙박물관에 상당한 양의 유물을 대여하고 있을 정도로 역사성을 지닌 우수한 유물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가운데 연간 160만~180만명(외국인 10~20%)의 관람객이 찾고 있을 정도로 경쟁력이 높다. 하지만 전체 부지가 협소, 편의시설 확충은 엄두도 못내는 등 지속적인 관람객 유치난에 부닥치고 있어 정부의 지원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밖에 경북의 지역색을 지닌 박물관으로 포항시 구룡포의 '장기곶 등대박물관', 영덕군 남정면 원척리의 '경보화석발물관', 안동의 '민속박물관'(성곡동)과 '탈박물관'(하회동), 문경의 '문경새재박물관' 등이 자리하고 있다.
이들 박물관의 지속적인 관람객 유치를 위해서는 관광객 유인책이 필요하다. 특색을 살리지 못하거나 전시물과 그에 따른 설명이 몇년이고 똑 같아서는 안된다. 또 전시물을 단순히 보여주는데 그치지 말고 사회교육적 측면을 고려, 전시기법을 다양화하고 전시품에 대한 적극적인 설명과 함께 영상화하는 한편 역사가 가까이 있다는 사실을 체험하는 공간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고유문화에 대한 고증을 충실하게 할 수 있도록 연구인력의 보충이 필요하다.
◆사찰
지역에는 천년불심을 피워온 고장답게 고찰(古刹)이 유난히도 많다. 대구 팔공산의 동화사와 은해사(영천)를 비롯 김천 직지사, 청도 운문사 등은 가히 세계 무대에 내놓을만한 고찰(古刹)이다.
신라의 찬란한 문화유적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경주 토함산의 불국사는 지난 95년 석굴암과 함께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 세계사적 가치와 그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건축물 하나하나의 가치, 그리고 불교적인 의미가 너무도 큰 다보탑.석가탑을 품고 있으며 계절에 관계없이 사철 아름다운 주변경관을 유지, 감탄사를 절로 자아내게 하고 있다. 인근의 기림사도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사찰이다.
이밖에 의성 고운사와 청송 주왕산 국립공원내의 대전사, 문경 김룡사(산북면)와 봉암사(가은읍), 그리고 영주 부석사(부석면)와 희방사(풍기읍)도 주변 자연경관과 잘 어우러진 고찰로 손꼽힌다.
이들 사찰에 관람객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사찰 코밑까지 도로를 내 운치를 없앨 게 아니라 산 아래서 걸어 오르면서 수려한 자연경관을 감상하고 우리 선조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도록 자연을 보전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콘크리트 포장 도로를 시원하게 뚫어놓으면 관광객들이 금방 싫증을 낼 뿐 아니라 여행일정을 빨리 마치고 떠나버리는 결과를 초래, 관광수입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문화마을
문화마을은 대부분 옛 가옥 그대로의 모습을 보존하며 씨족들이 대를 이어 살아오고 있는 곳이다. 저마다 잘 다듬어진 마을 입구, 황토담장과 황토벽체에 거뭇거뭇한 기와 아니면 이엉으로 지붕을 덮어 고풍스러움을 더하고 있다.
우선 대구에서 1시간20분 거리의 경주(강동면) 양동마을은 조선의 유교문화가 고스란히 숨쉬는 곳으로 건축한 지 200년 이상된 54채의 기와집과 초가가 고색창연함을 자랑하고 있다. 또 대구서 가까운 성주 한개마을(월항면 대산리)도 지역의 대표적 민속마을. 성산이씨 집성촌으로 조선시대에 지어진 집이 널찍널찍하게 자리 잡은 채로 보존되고 있다.
대구서 먼 감이 들지만 영양의 두들마을과 주실마을도 한번쯤 가볼 만한 곳이다. 영양의 관문에 자리한 두들마을은 소설가 이문열의 생가가 있는 석보면 원리리. 오는 3월 '이문열 문학관'이 문을 열면 연중 많은 날 이곳에서 이문열을 만날 수 있다. 영양 땅으로 깊숙이 들어온 일월산 아래의 주실마을은 바로 시인 조지훈의 고향. 조지훈의 생가와 시비가 주실마을을 지키고 있다. 영주(운수면 수도리)의 무섬마을, 예천(용문면 상금곡리)의 금당실마을, 안동의 하회마을.지례예술촌 등도 옛 기와집들이 기품있게 들어앉아 고풍을 간직하고 있는 전통마을이다.
황재성기자 jsgold@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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