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의 우월주의를 극명하게 표현하고 있는 것은 '남편은 하늘, 아내는 땅이다'라는 말이다. 조선시대의 부부관계를 지배하는 듯한 이 말은 유교적 계급관념의 일종이라는 생각이 든다. 단순한 남녀차이의 구별이 아니라 삼강오륜이라는 도덕률에 의거한 수직적 관계의 확립으로 해서 여성은 남편에게 절대 복종에서 벗어날 수 없는 굴레가 되었다. 시집간 딸은 외인(外人)으로 쳤었고 아내의 지위는 예속된 것이나 다름없었던 세월이 조선조 시대였다.
의례(儀禮)의 상복편에서 '삼종지도(三從之道)'를 볼 수 있다. '여자가 어릴때는 아버지를 따르고, 출가해서는 남편을 따르고, 늙으면 아들을 따라야 한다'며 여성의 예속적 지위와 구실을 정했다. 성인 공자의 가르침도 "부인은 남편에게 잘 복종해야할 것이다라고 했지만 이제는 이런 관계 설정은 사회가 용인을 하지 않는다. 발전하는 사회는 여성의 노동력을 필요하게 됐고 여성의 지위는 현격한 변화를 불러 남편을 '집안으로 가두는 지경'에 이르렀다. 전업주부의 몫을 남자가 하는 경우도 이제 관심의 대상이 되지 못할 정도이다.
미국의 작가인 로라 로일이 쓴 '행복한 아내'로 해서 찬.반의 논란이 일고 있어 주목이 되고 있다. "행복한 결혼을 위해서라면 남편에 항복하라는 내용은 '깊은 성찰에서 나온 지혜'라는 호평과 '시대역행적 발상'이라는 비난이 교차된다고 한다. 미국의 NBC,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등에서 이 책을 소개하고 베스트 셀러 10위를 달리고 있다는 것은 행복한 부부관계에 대한 관심의 표명 일는지 모른다. '사회에서는 모든 일에 앞장서서 지휘하는 여전사가 효과적일지 몰라도 가정에서는 통하지 않는다'는 대목은 동.서양 어디든 부부간의 갈등을 떠올리게 한다.
누구든 행복한 결혼생활이 목표다. 이런 생활의 연장은 존경과 사랑이 으뜸의 덕목이라는 사실은 알지만 살다보면 티격태격 충돌은 흔히 일어나는 일이 아닌가. 무어라해도 훌륭한 아내와 남편은 서로 만드는 일이다. 어느 한쪽의 희생을 요구하기 보다 서로의 배려가 한평생을 함께 사는 정신 세계의 구축이 아닌가. 남편과 아내는 서로가 책임지는 관계다.
최종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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