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0여년만에 첫 공식행사 참석

'수구초심'(首丘初心)16일 오후 열린 2001년 매일신문사 주최 재경 대구.경북 신년교례회에 참석한 노태우 전 대통령은 "금년에 칠순이 된다"며 고향을 강조했다.

지난 연말 김대중 대통령이 초청한 청와대 만찬행사 등에는 참석했지만 전두환 전 대통령의 적극적인 행보와는 달리 노 전 대통령이 신년교례회와 같은 공식행사에 참석한 것은 10여년 만이다. 또 그가 이같은 자리에서 연설을 한 것도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그는 이날 많은 고향사람들과 만났다는 점에서 감회가 새로운듯 그동안의 '은둔'에 가까운 생활에 대한 소회를 털어놓는 등 비교적 솔직하게 최근의 심경을 밝혔다.

지난 해에 이어 올 초에도 교보문고를 방문, 책을 사는 등 조심스럽게 외부활동에 나선 노 전 대통령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일각에선 앞으로 적극적으로 대외활동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은 "고향인 대구.경북의 경제가 최악의 상태라고 듣고 있다"면서 "우리는 풍진노도를 헤치며 난관을 극복한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대구.경북인이 앞장서 왔으므로 현재의 위기도 잘 극복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신년교례회 초청장에 적힌 '대경인(大慶人)'에 대한 덕담으로 연설을 시작했다. "대경인은 이 나라에 '큰 경사'를 안겨줄 사람으로 해석된다. 우리 다시 한 번 다짐하자"면서 "제 말에 동의한다면 박수 한 번 쳐주세요"라며 박수를 유도하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은 현재의 정국상황을 염두에 둔 듯 "10년전 국정을 책임졌을 때 '참.용.기'라는 말을 자주 썼다"면서 "이는 참고 용서하고 기다리자 그러면 모든 일이 해결된다는 뜻으로 썼다"고 회고했다. 이어 "이 자리에는 여야의 정치인들이 함께 있다"면서 "한걸음 물러서서 참.용.기와 화합을 생각한다면 이는 미래를 밝게 열어주는 키워드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년에 큰 눈이 오니까 마음은 잠깐동안이나마 동심으로 돌아갔다"며 "내마음이 고향 팔공산으로 달려가듯이 여러분들도 고향을 진지하게 생각한다면 여러가지 찾지못했던 길을 찾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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