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퇴임후 기소위기 모면

클린턴은 이임 직전인 한국시간 20일 르윈스키와의 성추문 관련 사건을 해결함으로써 부담을 덜고 떠날 수 있게 됐다. 그는 이 문제 때문에 임기가 끝난 뒤 기소될 가능성이 높았었다.

○…클린턴은 백악관 집무 마지막날인 이날 이 사건을 맡은 특별검사측과 합의, "이 사건의 수사관들을 오도했을지 모른다는 점"을 서면으로 시인하고, 대신 앞으로 5년간의 변호사 면허 정지 및 상당액 벌금에 동의했다.

로버트 레이 특별검사와의 이 타협에 따라 추가 기소는 면제받게 되며, 따라서 미국의 전직 대통령이 퇴임 후 형사 재판을 받게 되는 사태는 피할 수 있게 됐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일년여 전 케네스 스타 전 특별검사로부터 사건을 인계받은 레이 특별검사는 그동안 클린턴이 20일 퇴임한 후 위증 및 사법 방해 혐의로 기소할 것인지 여부를 검토해왔다.

○…이에 앞서 실시된 여론 조사에서 윌리엄 제퍼슨 클린턴은 지난 반세기 동안 그 어느 대통령 못잖은 높은 업무 평점을 받고 백악관을 떠나지만 국민들은 여전히 그를 신뢰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었다.

워싱턴 포스트 신문과 ABC방송이 성인 1천513명을 대상으로 지난 11~15일 사이 실시해 현지시간 18일 보도한 공동 여론조사 결과, 4명 중 3명 꼴로 클린턴의 도덕적 윤리적 면을 높게 평가하지 않는다고 밝혔으며, 그를 믿지 않는다는 응답도 비슷한 비율을 보였다.

다만 직무 수행 능력에 대한 평가에서는 65%가 클린턴을 지지, 레이건 전 대통령이 임기 말에 받았던 것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지난 50여년 동안 미국 대통령의 임기 말 업무 평점으로는 클린턴 대통령과 레이건 전 대통령이 가장 높다.

이에 따라 조사 대상자의 3분의 2는 클린턴을 강력한 지도자로 꼽았고 절반은 그가 훌륭하거나 평균 이상의 대통령으로 간주될 것으로 예상했다.

클린턴의 직무 수행 능력에 대한 평가는 당적별로 큰 편차를 보여, 민주당원들은 93%가 지지한 반면 공화당원은 겨우 32%에 그쳤다. 또 직무 수행 능력에 대한 지지율은 미국의 경제 상황과 같은 궤도를 그려, 취임 직후 60% 선을 반짝 넘은 이후 줄곧 40~50%대를 맴돌다 경기 회복이 본격 국면에 접어든 1996년 여름부터 60%를 다시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퇴임하는 클린턴은 지구상의 강력한 인물에서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가지만 웬만한 재벌못지 않은 돈 방석에 앉게 될 것으로 전망됐다. 퇴임 뒤 상원의원인 부인 힐러리 여사와 함께 올 연말까지 벌어들이게 될 돈이 182억원(1천52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계산된 것.

○…미국의 대통령들은 은퇴 후 무엇을 할까? 클린턴이 퇴임 후 뭘 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린 가운데 40명의 역대 대통령들의 퇴임 후 행적을 USA투데이 신문이 지난 17일자에서 정리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 중 8명은 재임 중에, 6명은 퇴임 후 수년만에 세상을 떠났다. 나머지 26명은 정계에서 은퇴, 조용한 생활을 보내거나 재직 때 보다 더 왕성히 활동했다.

존 퀸시 애덤스 대통령(6대)은 퇴임 후 하원의원에 당선됐으며, 그로버 클리브랜드는 22대와 24대에 대통령에 당선돼 연임 아닌 형태로 두번 백악관 주인공이 됐다.

시어도어 루스벨트(26대)는 퇴임 뒤 다시 대통령에 도전했다가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마틴 밴 버런(8대)과 밀러드 필모어(13대) 역시 재선에 도전했다 실패한 경우.

지미 카터(39대)는 재임 때 보다 재임 후에 더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재임 때는 이란 인질사태 및 경제침체 등으로 재선에 실패할 만큼 인기가 바닥이지만, 퇴임 후 세계의 민주적 가치와 인권·평화 촉진 노력으로 큰 신뢰를 얻고 있다.

외신종합=모현철기자 mohc@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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