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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노오래의 골뱅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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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산 뒤로 몇 구비 돌아 봉우리들 사이에 쏘옥 들어앉은 마을, 노오래.마을 이름치곤 참 특이하다 싶었다. 뭔가 부드럽고,조그맣고,온순하고··. 마을 이름이 무슨 뜻이지요? 그저 의미나 찾으려드는 것 밖에 모르는 내 못된 버릇이 또 발동하여 이렇게 묻고 만다. 사람들의 말에 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산을 지그시 올려다 보았다. 그렇게 들어서인지 산은 골뱅이가 옆으로 비스듬히 누워있는 모습이었다. 내가 본 그 골뱅이는 머리를 슬며시 치켜들고 허리를 한 번,두 번,세 번,네 번쯤 돌리며 점차 꼬리를 좁혀가는 형상이었다.

물 한 줄기 흐르지 않는 그곳에 골뱅이가 살아갈 수 있을 것인지 우려한 마을 사람들의 모두 머리를 맞대고 의논한 끝에, 물을 찾아내자, 그래서 그 골뱅이가 맘껏 호흡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하자,그리고 우리 마을 사람들이 안녕을 지켜줄 것을 바라자,그렇게 결론을 내리고 마을 한가운데에 저수지를 만들게 되었다. 오래전 이야기다.

그 때문인가. 마을 사람들 모두 평온한 얼굴이다.

아침이면 동쪽 골뱅이 등에서 해가 솟아오르고,해를 삼킨 저수지가 다시 해를 퉁겨올리면 마치 노란 물에 염색된 것처럼 온 마을은 그야말로 노오랗게 변한다. 노, 오, 래. 그 마을 이름은 내 가슴에 그렇게 새겨졌다.

노오래 사람들은 자신들이 살고 있는 그 곳을 사랑하고,아무런 욕심없이 그곳에서 살다가 묻히리라는 마음으로 산 형상 하나에도 커다란 의미를 부여한 것이 아니겠는가. 그저 자신들이 살고 있는 곳에 큰 애착을 갖고 사랑스러운 곳으로 여기며 굳게 발붙이고 싶은 마음.

왜 간절히 떠나고 싶은 사람이 없었겠는가. 농촌을 벗어나 좀 더 화려한 곳으로 가고 싶은 마음 누가 나무랄 수 있을까. 그러나 그 터를 사랑하는 쪽을 택한 이들이 사는 곳. 사랑스러운 그곳에 나는,눈이 잔뜩 쌓인 날 갔었다.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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