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노오래의 골뱅이산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백화산 뒤로 몇 구비 돌아 봉우리들 사이에 쏘옥 들어앉은 마을, 노오래.마을 이름치곤 참 특이하다 싶었다. 뭔가 부드럽고,조그맣고,온순하고··. 마을 이름이 무슨 뜻이지요? 그저 의미나 찾으려드는 것 밖에 모르는 내 못된 버릇이 또 발동하여 이렇게 묻고 만다. 사람들의 말에 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산을 지그시 올려다 보았다. 그렇게 들어서인지 산은 골뱅이가 옆으로 비스듬히 누워있는 모습이었다. 내가 본 그 골뱅이는 머리를 슬며시 치켜들고 허리를 한 번,두 번,세 번,네 번쯤 돌리며 점차 꼬리를 좁혀가는 형상이었다.

물 한 줄기 흐르지 않는 그곳에 골뱅이가 살아갈 수 있을 것인지 우려한 마을 사람들의 모두 머리를 맞대고 의논한 끝에, 물을 찾아내자, 그래서 그 골뱅이가 맘껏 호흡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하자,그리고 우리 마을 사람들이 안녕을 지켜줄 것을 바라자,그렇게 결론을 내리고 마을 한가운데에 저수지를 만들게 되었다. 오래전 이야기다.

그 때문인가. 마을 사람들 모두 평온한 얼굴이다.

아침이면 동쪽 골뱅이 등에서 해가 솟아오르고,해를 삼킨 저수지가 다시 해를 퉁겨올리면 마치 노란 물에 염색된 것처럼 온 마을은 그야말로 노오랗게 변한다. 노, 오, 래. 그 마을 이름은 내 가슴에 그렇게 새겨졌다.

노오래 사람들은 자신들이 살고 있는 그 곳을 사랑하고,아무런 욕심없이 그곳에서 살다가 묻히리라는 마음으로 산 형상 하나에도 커다란 의미를 부여한 것이 아니겠는가. 그저 자신들이 살고 있는 곳에 큰 애착을 갖고 사랑스러운 곳으로 여기며 굳게 발붙이고 싶은 마음.

왜 간절히 떠나고 싶은 사람이 없었겠는가. 농촌을 벗어나 좀 더 화려한 곳으로 가고 싶은 마음 누가 나무랄 수 있을까. 그러나 그 터를 사랑하는 쪽을 택한 이들이 사는 곳. 사랑스러운 그곳에 나는,눈이 잔뜩 쌓인 날 갔었다.

수필가

최신 기사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삼성전자와 SK 등 주요 기업들이 영남권에 대한 312조원의 투자 계획 중 107조원을 올해 집행할 예정이며, 정부는 기업들의 투자 속도감을...
스위스 명품 시계 제조사 오데마 피게가 8월 31일까지 부산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에서 무료 체험형 전시 '시간을 빚다: 르 브라쉬에서 부산...
대구 군위군이 조성 중인 180홀 규모의 파크골프장 1단계 사업이 다음달 준공을 앞두고 있으며, 김진열 군위군수는 시설 점검을 통해 이용자의...
제13호 태풍 돌핀이 9일 중국 저장성 위환 인근 해안에 상륙하면서 상하이의 두 공항에서 약 1384편의 항공편이 취소되었고, 저장성 원저우..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