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43대 대통령에 조지 W 부시 전 텍사스주 지사가 공식 취임함으로써 8년만에 공화당 행정부가 다시 출범했다. 21세기 초반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 미국의 향후 4년간 진로는 우리 국가 이익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런 만큼 우리는 부시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하면서 한편으론 부시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역설한 국민 대통합과 품격 있고 강력한 국가건설을 겨냥한 국정 운영 방침을 주목하게 된다.
부시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국민 단결과 책임있는 시민 정신을 몇번이나 강조한 것은 지난 대통령 선거기간 동안 빚어졌던 미국민의 국론 분열 등 후유증을 감안한다면 당연한 것이었다. 당선은 됐지만 득표면에서는 오히려 패배, '소수파 대통령'인 그가 미국민의 단결을 강조하고 강력한 미국의 영광을 추구하고 나선 것은 자연스런 귀결이란 생각도 든다.
우리는 특히 부시 대통령이 "도전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방위력을 구축할것"이라 강조하고 "대량파괴 무기에 대항할 것"이라 경고한 대목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이는 며칠전 콜린 파월 국무장관이 밝힌 국가미사일방어(NMD)체제의 구축을 재확인한 것이자 앞으로 미국이 더욱 '힘의 외교'에 나설 것임을 선언한 것에 다름아닌 것이다. 결국 부시 대통령은 국내적으로는 민주당이 반대하는 감세(減稅) 정책을 밀어붙여 경기를 부양하고 대외적으로는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세계를 주도하는 부국강병책을 선언한 것이다.
부시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은 앞으로 미국이 세계 문제 해결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는 것이다. 실상 지구촌은 과거와 같은 냉전체제는 끝났지만 전 세계 곳곳에서 국제적인 분쟁과 종교적인 갈등, 인종, 환경, 기아 문제 등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기는 여전하다. 따라서 이처럼 어려움이 중첩된 시점에 미국이 세계의 대형(大兄)으로 강력한 리더십을 내세워 발벗고 나선 것은 바람직한 일면이 없지 않다.
그러나 미국의 리더십이 지구촌의 공동이익을 위한 것이 아닌 자기네 국익우선주의만 추구하는 편향된 것이어서는 안된다는 시각이 없지않다는 것을 지적지 않을 수 없다. 세계는 부시대통령의 새정부가 강력하게 추구하고 나선 국가 미사일방어(NMD)체제 구축이 미.일과 중.러가 각축하는 신냉전체제를 유발하지 않을까 우려의 눈길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점들을 부시 행정부는 다시한번 검토하기 바란다. 우리는 이런 때일수록 한미 공조체제를 구축, 변화하는 미국의 대외(對外)전략에 유연하게 대응토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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